각 대학마다 입학식이 다가오면서 요즘 학교 곳곳에서는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신입생 길들이기’가 공공연히 행해지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새내기들이 대학 합격 후 참석해야 하는 자리는 두세개 정도로 각 과별 오리엔테이션 및 고등학교 동문회 신구대면식, 동아리 오리엔테이션 등 여러 종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자리가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신입생들에게 늘 반가운 자리만은 아니다.
선배들로부터 일종의 ‘신고식’을 톡톡히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선배들에게는 이런 통과의례가 하나의 추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신세대들은 이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대학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제공이나 학교생활에 대한 조언이 아니라 군대식 문화를 신입생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함으로써 학부모, 교수, 대학관계자들로부터도 곱지않은 평가를 받고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요즘 대학가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주된 내용은 신입생들간 친목을 고취시킨다는 명분하에 조별로 얼차례를 받게 한다거나 대학내 시설물을 빠른시일 내에 파악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도서관 열람실 등 주로 사람들이 많은 건물 등을 뛰어다니게 한다.
또 사탕이나 과자 등의 물건을 주며 재학중인 선배들에게 판매하고 돈을 받아오게 하며 남자고등학교 동문회의 경우 머리를 박거나 교가를 제창하면서 운동장을 수십바퀴 뛰게하는 등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했던 경북대학교 정모씨는 “선배와 동기들간 친목을 쌓는다는 취지는 좋지만 솔직히 반감이 많이 들었다”며 “복학생 선배들이 요구하는 얼차례 같은 경우 심한 모욕감까지 들기도 했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최근 경북대학교의 경우 지나친 신고식을 자제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고문을 도서관과 각 단대 건물 게시판에 부착하는 등 선배의 올바른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것을 당부했다.
경북대 학생처의 한 관계자는 “대학이라는 공간이 그 구성원들간 자유로운 의사소통과 생각을 공유하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과거로부터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전해오는 구습인 ‘신입생 길들이기’ 문화는 하나의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건전한 대학문화를 만드는데 재학생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예기자=정명철·경북대 midasm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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