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문화산업 10대 과제>(10/끝)기고-문화콘텐츠산업 선진국으로 가는 길

◆서병문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이제까지는 신문을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콘텐츠와 디지털이었는데 최근에는 ‘문화’가 추가됐다. 전자신문이 기획연재한 올해의 ‘문화산업 10대 과제’도 그래서 처음부터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이번 기획은 온라인·콘솔·모바일 등 게임과 애니메이션·전자책 등 문화콘텐츠산업 전반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발전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재미있고 의미있다고 본다.

 기획연재에 참여한 전문가와 산업계 CEO들은 한결같이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고, 국제경쟁력 측면에서도 충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울러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이 아직 충분하게 마련돼 있지 못하다는 점을 꼬집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사실 우리나라가 창의적인 문화콘텐츠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로 누구나 공감하고 있듯이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은 해외로 적극 진출해야 한다. 국내시장이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문화상품을 개발해 해외에 진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시장을 소홀히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국내시장의 기반없는 해외진출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발전하고, 디지털 및 인터넷이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콘텐츠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 문화콘텐츠에 대한 세계시장의 관심을 어떻게 창출해 수출로 연결시키는가에 있다. 먼저 해외 현지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를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우수한 콘텐츠가 활발하게 만들어져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시장에 대한 정보와 진출경험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마케팅·유통·자금·기획능력 등이 뒤져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도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로 문화콘텐츠 관련 소재·기술·인력·정보 및 저작권 등 콘텐츠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콘텐츠 창작 소재를 디지털화해 산업현장에 활용하게 함으로써 창작력을 증진시키는 사업도 올해 시작된 문화원형의 디지털콘텐츠화 지원사업을 계기로 더욱 확대돼야 할 것이다.

 문화콘텐츠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우수한 고급인력을 양성하는 문제 또한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아울러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는 저작권 관리체계도 고품질 문화콘텐츠의 제작과 유통을 활성화시키는 데 없어서는 안될 전제조건이다.

 셋째로 문화콘텐츠산업의 지역간 균형발전을 유도해야 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문화콘텐츠산업이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현재 문화콘텐츠산업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있으며, 지역간 격차 또한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지역문화산업단지를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지만 지역간 조정과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단지조성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종합적인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민의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문화콘텐츠산업의 저변을 튼튼하게 하고 성장잠재력을 쌓아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전반의 문화적 창의성이 함께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문화콘텐츠산업에 대한 인식을 높여 국민적인 공감대 속에서 문화콘텐츠산업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학교교육 및 사회교육 과정에 문화콘텐츠산업을 포함시키고, 국민이 문화콘텐츠산업을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다각도로 이루어질 때, 우리 문화콘텐츠산업의 국제경쟁력도 높아지고 21세기 문화콘텐츠산업 강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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