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가격 회복세 언제까지 이어질까

 ‘D램 가격 도대체 어디까지 오를까?’

 주요 D램업체들이 지난 주말 대형 PC업체들을 상대로 또 다시 15∼20% 정도 고정거래가격을 인상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날개를 단 D램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만 해도 80∼90센트에 머물던 128M SD램이 6차례의 고정거래가 인상과 현물시장의 품귀현상에 힘입어 최대 4.5달러(고정거래가 기준)까지 올랐다. 바닥이었던 지난 11월 초와 비교해서는 5배 가까운 인상폭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수급상황을 고려하면 다음달 초에도 일부 품목의 고정거래가가 또 다시 오르고 현물가격 역시 다시 들썩여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에도 강세 지속된다=지난 10여년 동안 평균적으로 D램 가격은 3·9·11월에 신학기 수요 및 성탄 특수와 맞물려 강세를 나타냈다. 통상적으로 2분기에는 약세다.

 그렇지만 D램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2분기가 예년과는 달리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선주문들이 쏟아지면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협상도 한몫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원인은 수요 회복. D램업체들은 올해 PC시장이 인텔의 CPU 가격 인하와 DDR SD램용 칩세트 출시 등에 힙입어 대형 PC업체들이 화이트박스(조립PC)업체에 비해 가격과 브랜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시장지배력이 급속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정거래가의 꾸준한 상승도 D램 공급부족 현상과 대형 PC업체들의 주문에 힘입은 것.

 여기에 신학기 특수와 윈도XP·X박스 등의 수요가 함께 상승세를 일으키면서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임홍빈 삼성증권 분석가는 “D램 가격의 상승은 △PC 메모리 업그레이드 △PC제조업체의 D램 재고 확보 △마이크론·하이닉스·인피니온의 0.13미크론 공정 업그레이드 불안정과 256M DDR의 수율 저조 △델 등 PC업체의 판매 증가 △하이닉스-마이크론의 통합에 따른 공급지연 예상 등이 겹쳐져 일어난 것”이라며 “D램 고정가의 강세는 3월 말 전후까지 지속되며 2분기는 1분기 만큼의 상승세는 아니더라도 상승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후식 한투증권 애널리스트도 “대형 PC생산업체들의 재고확보 가수요와 D램업계 구조조정의 여파가 작용하고 있으며 3월의 신학기 특수를 앞두고 고정거래가가 한차례 더 인상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2분기 조정 거친다=반면 예년처럼 2분기 조정작업을 거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황창규 사장 역시 최근 전자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에도 견실한 상승세를 보이겠으나 2분기 말께 한번 조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사장은 “현 가격 상승은 하이닉스를 비롯한 세계 반도체업계의 구조조정 등으로 생산량 감소를 우려한 PC업체들의 선주문에 힘입은 것이 사실이나 반도체업계의 재편이 완료되고 PC업체들의 주문이 어느 정도 정체되면 조정기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하반기 이후의 안정적인 시장 분위기는 2∼3년 동안 지속되다가 2005년께 수요가 다시 급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D램업계 수익성 급속 개선=여하튼 그동안 적자에 허덕였던 D램업체들은 D램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가파르게 개선될 전망이다.

 일부 증권분석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미 지난 1월에 D램사업에서 영업이익을 내고 있으며 1분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1분기중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둘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700억원, 전체 영업이익은 8400억원이나 D램 가격의 상승속도가 빨라 1분기중 1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 역시 최근 투자설명회(IR)에서 1분기에는 2억6600만달러의 순손실이 예상되지만 3월부터 시작되는 2분기에서 2억5000만달러의 세전이익을 낼 것으로 밝혔다.

 이같은 추세라면 하이닉스 역시 2분기부터는 영업이익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증권 우동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 고정거래가 5차 인상을 앞두고 “하이닉스가 D램가 인상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이미 현금흐름(EBITA)이 플러스로 들어섰고 2분기에는 영업이익, 4분기에는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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