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입학 선물>약속된 황금어장...스쿨마케팅 `열전`

 2·3월은 각급 학교가 졸업식과 입학식을 잇따라 치르는 세러모니의 달이다. 이미 초등학교에서는 졸업식이 시작됐으며 이달말까지 중고교 및 대학교의 졸업식이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다음달초부터는 입학시즌이 이어진다.

 해마다 반복되는 졸업·입학 시즌은 제조·유통업체들에 있어 절호의 마케팅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졸업·입학 당사자들은 졸업·입학 선물로 전자제품을 원하고 있어 전자 관련업체들에는 더없이 좋은 마케팅시즌이 돌아온 것이다.

 예년같으면 2·3월 졸업·입학 시즌에 앞서 12월에서 1월까지의 ‘방학특수’가 선행됐다. 하지만 올해는 ‘방학특수’가 그다지 신통칠 않았다. 지난해 11월보다 12월 판매실적이, 또 12월보다 1월 판매실적이 좋을 정도로 봄철로 가면서 호전되고는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특수’라고 부르기에는 저조한 편이다. 시간은 바야흐로 성수기로 접어들었지만 성수기다운 수요가 발생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줄잡아 2000억∼3000억원 규모의 대형시장이 형성되는 졸업·입학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제조·유통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시장규모면에서도 탐스럽지만 올해의 첫 영업전이기에 기선을 잡는다는 의미에서 ‘스쿨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졸업·입학 특수가 모두 전자업계로 몰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졸업·입학생 당사자들이 대부분 선물로 전자제품을 선호하고 있어 전자 제조 및 유통 업체들은 이 시즌의 특수를 잡기 위해 각종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2·3월의 졸업·입학 마케팅에 이어 3·4월의 혼수마케팅으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며 상반기 영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졸업·입학 선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품목은 역시 휴대폰과 컴퓨터·게임기 등이다. 전자제품 유통전문 매장인 테크노마트의 홍보팀이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졸업·입학 선물로 갖고 싶은 전자제품’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연령대별로 1위 상품은 다르지만 휴대폰과 컴퓨터·게임기가 수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컴퓨터는 연령대를 막론하고 2위를 차지해 졸업·입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품목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컬러폰 등장 이후 휴대폰의 인기도 날로 치솟고 있다.

 이밖에 디지털바람에 힘입어 MP3플레이어와 MP3 CD플레이어, 디지털피아노, 디지털카메라 등도 졸업·입학 선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올 졸업·입학 시즌을 겨냥한 판촉전은 역시 컴퓨터업계에서 가장 먼저 점화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보컴퓨터·LGIBM·주연테크 등 PC제조업체들은 이달초부터 각종 판촉행사를 실시, 졸업·입학을 앞둔 젊은이들의 구매욕을 자극하고 나섰다.

 올해 컴퓨터업계 마케팅의 특징이라면 예년에 비해 패키지상품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과 연령대별로 판매상품을 차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PC의 핵심부품인 CPU는 가격이 크게 떨어졌으나 램과 주변기기는 가격이 올라 가격인하요인이 별로 없다. 따라서 업체들은 PC만 할인해 판매하기보다는 모니터와 프린터·스캐너 등을 한데 묶은 패키지상품의 가격을 각각 따로따로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책정해 일괄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 패키지상품을 구입하면 단품을 따로 살 때보다 총액에서 10% 이상은 차이가 난다.

 PC업체들은 또 연령대별로 상품구색을 달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센스 아카데미 페스티벌’ 행사를 통해 대학생층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센스Q 아카데미’ 노트북PC를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정판매함으로써 예비대학생들의 PC수요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도 이에 맞서 ‘스페이스 체인지! 스페셜 찬스! 페스티벌’을 마련, ‘드림북X’ 및 ‘드림북A’ 시리즈 등 4종의 노트북PC를 특별가에 판매한다.

 삼보컴퓨터는 또 중고등학생층을 겨냥해 17인치 모니터와 컬러 프린터를 포함한 펜티엄4 데스크톱PC를 149만9000원에 내놨다.

 이밖에 세이퍼컴퓨터와 세지전자·주연테크 등도 각각 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저가보급형 데스크톱PC와 대학생층에 어울리는 고가형 PC를 내놓고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컴퓨터업계못지 않게 가전업계도 졸업·입학 선물특수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몇년전부터 청소년들 사이에서 소형 디지털가전제품의 인기가 급상승함에 따라 주로 디지털오디오를 앞세워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층을 집중 공략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디지털가전 굿 스타트 대축제’ 행사를 마련해 디지털오디오를 구입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각종 선물을 증정한다. 이와함께 삼성은 이달말까지 ‘파워 스타트’ 행사도 병행, PDP TV나 홈시어터시스템, 디지털캠코더, DVD플레이어, DVD 등을 사는 고객에 대해 가격할인혜택과 사은품을 증정한다.

 LG전자와 롯데알미늄 전자사업부, 이트로닉스 등도 미니컴포넌트·MP3플레이어·홈시어터시스템 등 첨단 디지털오디오를 졸업·입학 시즌 행사상품으로 기획했다.

 이동전화업체들의 판촉전도 볼 만하다. 이미 10·20대에 걸맞은 요금제도로 젊은층 잡기에 주력하고 있는 SK텔레콤과 LG텔레콤·KTF 등은 이번 졸업·입학 시즌을 맞아 신규고객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 행사 가운데 KTF는 대학 입학생뿐만 아니라 신입사원도 행사대상에 포함시킨 것이 특이하고 LG텔레콤은 행사기간 중 단말기를 구입하거나 교체한 졸업·입학생을 추첨해 30만원의 장학금을 주는 것이 이채롭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체들도 일제히 졸업·입학 판촉행사에 들어갔다. 이들 유통업체는 올 봄시즌부터 소비심리가 회복될 조짐이 크다고 보고 졸업·입학 판촉전과 함께 곧 이어질 혼수철에 대비해 혼수가전 판촉전도 동시에 전개하는 전략을 세웠다.

 가전제품 양판점인 하이마트는 이달 한달간 ‘새출발 축하 선물전’과 ‘혼수가전 행운 팡팡 대축제’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하이마트는 행사기간 중 데스크톱PC를 구입하는 모든 고객에게 엡손 프린터를 증정한다.

 또 다음달말까지 200만원 이상의 혼수를 구입하는 고객 가운데 매달 100명씩 추첨해 현금 50만원을 증정하는 ‘총 1억원을 현금으로 돌려드립니다’ 이벤트도 실시한다.

 전자랜드21은 이달 한달간 ‘축 졸업·입학 한아름 선물 대잔치’를 열고 노트북PC와 PDA 등을 최대 3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또 전국 50개 직영점에서 일제히 중고 PC 및 모니터에 대한 보상판매를 실시해 기존 컴퓨터 사용자들의 업그레이드 수요에도 대응할 계획이다.

 온라인업체들도 이번 시즌을 맞아 판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온라인업체들은 특히 구매계층인 졸업·입학생들이 이미 인터넷에 익숙한 온라인쇼핑세대라고 보고 할인혜택은 물론 각종 경품증정 등으로 선물특수잡기에 발벗고 나섰다. 온라인업체들은 특히 오프라인업체들이 실시하기 어려운 다양한 패키지상품으로 시선을 끌고 있으며 온라인만의 기획모델 도입으로 가격경쟁력도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편 선물을 사기에 앞서 요모조모 따져보고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요즘에는 백화점들도 구입금액에 따라 상품권을 증정하고 무이자할부혜택도 주기 때문에 유통업체마다 장단점을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노트북PC나 디지털카메라처럼 시중가격이 들쑥날쑥한 품목은 인터넷가격비교사이트를 통해 사전정보를 수집하고 쇼핑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에누리닷컴(http://www.enuri.com), 베스트바이어(http://www.bestbuyer.co.kr), 다나와(http://www.danawa.co.kr), 오미(http://www.omi.co.kr) 등을 참조하면 최저가에 사지는 못하더라도 바가지는 면할 수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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