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슨 한파`에 의료기업계 `덜덜`

 국내 간판 의료기기 전문업체인 메디슨의 침몰(부도)로 의료기기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총 67여억원의 기업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된 메디슨이 정상적인 기업 경영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됨에 따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 의료기기 수출 총액에서 약 42%(1억2000만달러)를 차지할 정도로 의료기기 수출을 활성화하는 데 있어 견인차 역할을 해 온 메디슨이 부도로 인해 기업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돼 해외입찰 참여의 어려움 등 수출 확대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메디슨은 생산 실적에서도 국내 전체 생산 실적의 10% 내외를 차지해옴으로써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생산량 확대에 크게 기여해왔지만 이번 부도 여파로 향후 국내 생산량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메디슨 등 업체의 고속 성장에 고무돼 의료기기 분야에 오는 2005년까지 350억원을 투자해 21세기 미래 유망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려던 정부의 지원정책들도 이번 사태로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중심축이었던 메디슨이 자금난으로 급격히 무너짐에 따라 의료기기 산업의 공동화 현상이 우려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특히 이번 사태로 내수 시장에서 외국산 제품의 점유율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메디슨은 그간 의사들의 외산 선호도가 높은 시장환경속에서도 초음파진단기 시장의 80%를 점유해왔으나 이번 부도로 각종 마케팅과 학회지원 및 전시회 활동을 적극 펼칠 수 없게 돼 초음파 시장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이에 따른 침체는 엑스선영상진단기·생체신호계측기기 등의 분야로 번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해외 시장에서도 메디슨의 수출 환경이 악화되고 메디슨이 기업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외 업체에 매각될 경우 세계 의료기기시장에서 ‘메이드인 코리아’를 대변하던 메디슨 브랜드가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됐다.

 한국의료용구공업협동조합 안병철 과장은 “해외전시회에 나가보면 해외 바이어들이 코리아는 몰라도 메디슨은 아는 척 하고 있다”며 “한국 의료기기산업의 대표 브랜드가 사라지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 오수경 과장도 “국내 의료기기 산업을 일회용 주사기·콘돔 등 저부가가치·노동집약적인 구조에서 고부가가치·기술집약적으로 바꾸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던 메디슨이 부도를 맞이함에 따라 의료기기산업이 동면기에 접어들 것”을 우려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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