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印·중남미 등 수출 주문 폭주
주말을 앞둔 지난 1일 밤 10시.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자리잡은 현대큐리텔의 이동전화단말기 생산공장 불빛이 어둠을 밀어내며 새로운 하루를 열고 있다.
이 시각 인쇄회로기판(PCB) 어셈블리 라인 기계음이 요란한 가운데 정철상 생산본부장(46)을 비롯한 C조 생산인력들이 이동전화단말기 부품실장 및 테스트 등 목표 작업량을 분주히 점검하고 있다. C조는 이날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생산라인에 투입되는 인력이다.
정 본부장은 “생산인력 360명을 3교대로 24시간 투입해 공장가동률을 85%, 1일 생산량을 2만대까지 끌어올렸지만 수출 주문량을 소화하기에 벅차다”며 “최소한 50명의 인력을 신규 충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전화기 생산라인의 공장가동률은 모델교체 등에 따른 라인변경을 감안, 70%가 풀가동체제다.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이동전화단말기 생산라인의 모습은 현대큐리텔만이 아니다. 관련기사 3면
세계시장에서 메이저 반열에 오른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 팬택, 텔슨전자, 세원전자, 맥슨텔레콤 등 중견업체들의 이동전화 생산라인도 멈출 기세가 아니다.
24시간 풀가동되는 이동전화단말기 생산라인은 한국경제의 재도약 가능성을 상징한다. 특히 생산라인 풀가동이 밀려드는 수출 주문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이채롭다.
국내 이동통신산업은 중국으로부터 CDMA 및 GSM단말기 공급계약이 봇물처럼 터지는 데다 인도, 중남미, 동남아권이 CDMA 신흥시장으로 부상하면서 생산라인이 24시간 쉼없이 가동되는 상황이다. CDMA단말기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도 올해부터 동기식 차세대 이동통신 초기모델인 cdma2000 1x 수요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 지난해 100억달러의 이동통신기기 수출이 올해에는 당초 목표인 150억달러를 훨씬 상회한 20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세계 4대 메이저로 꼽히는 삼성전자(대표 윤종용 http://www.sec.co.kr)는 연초부터 구미, 브라질, 스페인, 중국 등 국내외 이동전화단말기 제조공장의 월평균 생산능력을 260만대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올 생산목표는 총 3200만대다. 이를 위해 공장가동률을 90%대로 유지하는 게 지상목표다.
또다른 메이저인 LG전자(대표 구자홍 http://www.lge.com)도 서울사업장과 청주공장을 1일 2, 3교대 24시간 풀가동 체제로 운용중이다. 이 회사는 현재 CDMA단말기 월생산량이 100만대를 넘어섰으며 GSM단말기를 합쳐 월 170만대 생산을 눈 앞에 뒀다.
현대큐리텔(대표 송문섭 http://www.curitel.com)은 최근 루마니아, 중국, 인도 CDMA단말기 시장에 진출한 데다 호주 텔스트라, 캐나다 텔루스 등으로부터 주문량이 늘어나자 월생산량을 80만대까지 끌어올릴 태세다.
중견 단말제조업체들의 움직임 역시 메이저 못지않게 분주하다.
세원텔레콤(대표 홍성범 http://www.sewon-tele.com)은 중화권 GSM 및 CDMA단말기 시장공략을 본격화하면서 김포공장 가동률이 75%에 달하고 인력을 2교대로 운용하면서 월생산량도 3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맥슨텔레콤(대표 김현 http://www.maxon.co.kr)도 청주공장 GSM단말기 생산라인을 월 30만대 체제로 가동중이다.
팬택(대표 박병엽 http://www.pantech.co.kr)은 모토로라 CDMA단말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물량과 신규 진출한 GSM단말기 중국 수출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월 25만대, 2교대 24시간 생산(가동률 80%)에 돌입했다. 지난해 내수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텔슨전자(대표 김동연 http://www.telson.co.kr)도 중국 콩카그룹으로 CDMA단말기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공장가동률 70%, 월생산량 20만대 수준으로 올라선 상태다.<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