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통신훈련시행지침` 시행 1개월,교육업체 `빈익빈 부익부` 초래

　시행 한달째를 맞은 ‘인터넷통신훈련시행지침’이 본래 취지보다는 사이버교육업계의 재편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어 주목된다.

　올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새 ‘인터넷통신훈련시행지침’은 노동부가 ‘근로자직업훈련촉진법’과 ‘고용보험법’에 의거, 예산절감과 훈련(교육)효과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개정된 것으로 훈련기관 지정 요건 및 고용보험 환급 적용 심사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시행 1개월이 지난 현재, 이 지침은 규모가 영세한 다수의 사이버교육업체들에게는 시설비 추가 투입 등 막대한 부담을 안겨준 반면, 방대한 콘텐츠와 자본력을 갖춘 소수의 기업들에게는 시장지배력을 높여주는 등 관련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영세기업=경영교육과정 콘텐츠 전문업체 I사와 R사 등은 이번 개정 지침에 따라 고용보험 환급비용이 기존 6만60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대폭 하락한데다 훈련기관 지정에 필요한 추가시설(하드웨어) 도입비용이 1억∼2억원이나 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웹서버·DB서버·동영상서버·백업서버 등을 별도로 구비하도록 한 이번 지침이 결과적으로 투자여력이 있는 “대형 사이버교육업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고용보험 환급 과정 심사에서 한번 탈락하면 동일 과정에 대한 심사청구가 3개월 동안 제한되는 점도 영세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영세업체들은 이에 따라 기업대상교육(B2B) 사업을 당분간 보류하고 개인대상교육(B2C) 시장으로 사업방향을 선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B2B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제공(CP) 사업에 나서 사이버교육업체로서 명맥을 유지한다는 전략이다.

　 △대형업체=대형 사이버교육 업체들은 이번 개정 지침의 시행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기업만이 사이버교육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데에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이빌소프트·배움닷컴·캠퍼스21 등 대규모 콘텐츠와 자본 여력을 갖춘 업체들은 개정지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시설투자 및 가격조정, 고급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이번 기회를 앞으로 갈수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대기업과 관공서의 맞춤형 교육수요 증가에 부응하기 위한 고급 콘텐츠 개발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한 대형 기업 관계자는 그러나 “이른바 대형 사이버교육 업체로 알려진 곳들도 이번 개정지침에 따른 준비에 혼란을 겪기는 마찬가지”라며 “노동부의 졸속 정책으로 인한 어려움은 업체 규모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전망=그동안 기업 사이버교육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던 고용보험 환급비가 대폭 줄어듦에 따라 업계의 수익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고용보험 환급이라는 기업 유인요소가 줄어들고 시설이나 내용심사 기준이 대폭 강화돼 이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형 사이버교육 업체들에게는 이번 지침이 시장지배력을 높이는데 크게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시행지침이 강화된 만큼 교육용 콘텐츠 수준이 한 차원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는 개정된 시행지침에 따라 보다 우수하고 신뢰있는 교육업체를 선정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번 지침이 사이버교육 전체의 질적향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