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이후 오랜 침체에 빠졌던 산업용 로봇시장이 올들어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로봇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규모가 17%나 감소한 980억원대에 머물렀던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이 올들어 자동차업계의 시설투자 붐을 타고 오랜만에 순풍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두산메카텍, 위아 등 주요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올해 자동차업계의 조립용 로봇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상하고 회사마다 매출규모를 20∼60%까지 높여잡고 공격적인 영업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낙관적 전망은 올해 자동차업계의 경쟁적인 설비확장계획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현지에 연산 30만대의 자동차공장 설립을 위해 부지선정작업이 한창이고 국내 아산공장도 20만대 규모의 소형차 전용 생산라인을 신설하는 SA프로젝트가 진행중이다.
기아자동차도 중국 자동차시장 진출을 위해 베이징 인근에 연 30만대의 승용차 라인을 설치하고 화성공장은 스포티지, 스펙트라 후속모델용으로 올해안에 라인증설을 끝마칠 계획이다.
이밖에 르노삼성자동차도 하반기 출시할 소형세단 SM3 생산라인을 위한 조립용 로봇 설치물량이 예정돼있고 아직 GM과의 매각협상을 끝맺지 못한 대우차도 올해 창원의 마티스 생산라인을 새로이 증설할 방침이다.
이처럼 자동차업계가 모처럼 설비투자를 확대하자 산업용 로봇업체들은 신제품 출시시기를 앞당기고 해외기술인증을 획득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중공업(대표 김형벽)은 올해 산업용 로봇분야에서 작년대비 60% 늘어난 80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해외 산업용 로봇시장 진출을 최대 현안으로 잡고 최근 미국 자동차업계의 품질규격인 QS9000인증을 획득하고 독자개발한 HX130, 165 로봇기종을 새로 출시하는 등 수출달성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두산메카텍(대표 최승철)도 올해는 220억원대, 작년대비 20% 증가한 산업용 로봇 매출이 무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메카텍은 자동차부품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소형 아크, 스폿용접, 핸들링 로봇을 판매하고 있는데 올해 대형 자동차업체의 설비투자 여파로 최소 500대 이상은 판매될 전망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힌다.
이밖에 한국ABB, 한국화낙, 위아 등 여타 산업용 로봇업체들도 매출목표를 잇따라 상향조정하며 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한국공작기계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산업용 로봇시장이 외환위기 이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는 원년이 될 것이며 시장규모도 작년대비 20% 늘어난 1200억원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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