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나눠먹기식으로 돼서는 안되죠. 다만 대다수가 적합한 인물이라고 수긍을 한다면 나머지도 그렇게 따라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사업단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두 대학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식의 시각은 맞지 않습니다. 지역 정보기술(IT)·생명기술(BT)산업의 안배를 고려할 줄 아는 인물을 서로가 추천하고 이사회의 무리없는 결정을 통해 누구라도 선임이 된다면 문제될 것이 없죠.”
지난 18일 퇴임한 대구테크노파크 이종현 단장의 후임을 놓고 말들이 많다. 그도 그럴것이 대구테크노파크는 지금까지 대구지역 첨단산업의 주도적인 역할을 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에 사업단장으로 누가 앉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만하다.
그런 가운데 후임 단장을 선임하기 위해 지난 17일로 예정됐던 임시 이사회가 일부 이사들의 출장으로 무산됐다는 소식이다. 이 단장이 퇴임하기 전에 이사회를 열어 새 단장을 선임하는 것이 단장 업무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겠지만 결과적으로 모양새가 안좋게 됐다.
테크노파크 한 관계자는 “이사진들의 시간을 맞추기가 힘들어 언제 이사회를 열 수 있을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앞으로 시간맞추기보다는 후임 단장 인물 짜맞추기가 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후임 단장으로 물망에 오른 인물은 두세명 정도. 이들은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는 경북대와 계명대가 각각 내세우는 인물들이다. 두 대학이 자기 대학 출신의 교수를 후임 단장으로 밀어올리려는 논리는 서로 다르지만 단순히 ‘나눠먹기식’ 선임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또 지금까지 해온 테크노파크의 사업과 역할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고 IT뿐만 아니라 BT 분야의 고른 지원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인식도 일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루빨리 이사회를 열어 현재 공석인 단장자리를 채워줘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경북대와 계명대는 자리다툼이나 한다고 입방아에 오를 것이 뻔하다. 또 단장 선임이 지체될수록 테크노파크의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대구지역의 한 벤처관련 단체 관계자는 “앞으로 대구테크노파크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영 노하우가 있는 전문성 있는 인물이 와야 하는데 사실상 지역에 그런 인물이 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대구의 첨단산업을 지원하는 핵심기관의 장이라는 중요한 직책인 만큼 뒷말이 없는 인물이면서 테크노파크 사업을 밀도 있게 추진해 갈 인재가 그립다.
<대구=과학기술부·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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