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컴퍼니>IT업계 항공사 출신 여전사 2인방

 ‘세련된 매너와 친절한 봉사, 밝은 웃음으로 고객 서비스를 책임지겠습니다.’

 정보기술(IT) 분야 종합예술이라 일컬어지는 사이버대학과 인터넷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등장한 e메일 솔루션 업체에 항공사에서 갈고 닦은 매너와 서비스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킨 29살 동갑내기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설계하는 데 반해 서울디지털대학 입시관리본부 김은순 팀장은 1년 중 요즈음처럼 바쁠 때가 없다.

 본격적인 신입생 모집을 앞둔 김 팀장은 12월 들어 점심을 훌쩍 건너뛴 게 몇 번인지 기억도 못한다. 야근은 이제 얘깃거리도 못된다.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지만 좀처럼 웃음을 잃지 않는 김은순 팀장만의 비결이 있을 듯했다.

 “스튜어디스 출신입니다.”

 김 팀장은 3년간의 스튜어디스 경험은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고 소개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냉정을 잃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는 법을 배운 것이 큰 소득이란다. 항상 웃는 얼굴을 보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김 팀장은 지난 97년말 IMF 위기가 시작될 무렵 아시아나항공을 퇴사했다. 사직서를 제출하자 주위에서 이처럼 힘든 시기에 직장을 그만두면 어쩌냐고 온통 걱정뿐이었고 철이 없다는 핀잔마저 들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져 다른 도전을 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에 새로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일을 찾으려고 과감하게 스튜어디스 생활을 청산했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해 10월 서울디지털대학에 합류한 이후 김 팀장은 사이버대학 전도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미 미국은 사이버대학생이 1400만명에 달하고 국내 오프라인 대학에서도 강의 일부분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김 팀장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사이버대학의 역할이 더욱 커질 수 있도록 스튜어디스로서 갈고 닦은 세련된 매너와 화사한 웃음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야무진 각오도 잊지 않았다.

 현재 연세대대학원에 재학중이기도 한 김 팀장은 서울디지털대학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오는 2005년 봄에나 결혼을 생각할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팀장이 스튜어디스 출신인 반면 나라비전 마케팅팀 이은희씨는 아시아나항공 지상근무요원 출신이다.

 작은 체구에 차분한 인상과는 달리 지나치게 명랑하고 쾌활하다는 게 이씨에 대한 주위의 평가다. 때로는 수다스럽게 보일 때도 있다고.

 항공관광학을 전공한 이씨 또한 미모와 매너라면 다른 사람에게 뒤지지 않는다. 그는 항공사 지상근무요원으로 각계각층의 많은 사람을 대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서두르지 않는 여유로움과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지난 97년 아시아나항공을 퇴직하기 전에 이은희씨는 이미 인터넷을 통한 항공예약시스템과 인터넷 여행사의 등장을 예견했다. ‘컴맹’이었던 그는 퇴근 후 컴퓨터학원을 다니며 IT에 대한 지식을 쌓으며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위해 준비했다. 새로운 기회에 대한 묘한 매력도 작용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인터넷을 이해하고 여행 업무의 흐름을 파악하는 인력이 많지 않았었지요.”

 한솔CSN 여행사업부에서 여행사이트 기획을 통해 실무를 익힌 이씨는 지난 99년 나라비전에 합류했다. 그는 여행사업부에서 여행커뮤니티 프로젝트를 기획한 이래 현재는 회사 홍보 일을 맡고 있다.

 홍보 담당을 제의받았을 때 “여행과 관련된 기존 전문분야와 벗어난 일이라 많이 고민했다”는 그는 “홍보 분야를 통해 IT업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고 또 다른 새로움에 도전하고자 흔쾌히 응했다”고 한다.

 항상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는 이씨다운 태도다. 항공사 재직시절에는 지상에만 있어 답답했다는 그는 “홍보 일을 맡고 난 이후에는 비행기보다 더 빠르게 날아다니느라 괜찮은 남자친구를 사귈 시간도 없다”고 하소연한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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