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마케팅으로 승부하라/김대영 지음/미래의 창 펴냄
삼성전자는 지난 8월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주요 8개 도시에서 ‘제1회 월드사어버게임즈(WCG)’ 중국지역 대표선발전을 가졌다. 이 선발전에서 삼성전자는 스타크래프트 등 8개 게임종목을 후원해 중국 청소년에게 삼성의 브랜드를 알린다는 마케팅 전략을 갖고 있었다. 선발전에는 6만여명의 중국 젊은이들이 참가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이 마케팅 전략의 영향이었는지 삼성전자는 올해 전년대비 6억달러나 매출이 신장한 36억달러의 매출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코쿤하우스’라는 것이 뜨고 있다. 남들의 간섭을 받지 않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주하려는 젊은이를 위한 2∼4평 공간에 침대·책상·TV 등을 기본적으로 설치하고 월세(30만∼50만원 수준)를 받는 주거공간을 뜻한다. 세면실·샤워실·화장실 등은 공동으로 사용하며 컴퓨터와 DVD 등을 마련해 고시원과는 차별화한 것이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위와 같은 기업들의 마케팅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시사점을 제시한 책이 등장해 화제다.
‘뜨는 마케팅으로 승부하라’가 그 책이다.
뜨는 마케팅이란 굳이 저자의 말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최근 부각되고 있는 마케팅의 트렌드를 의미한다. 저자는 서로의 한계를 느낀 온라인과 오프라인 기업들이 이제 상대방의 영역을 넘나들며 통합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통합 마케팅이란 새로운 온라인 마케팅 활동과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개발해 상호 유기적으로 조화시키는 형태, 즉 새로운 마케팅 활동이 기존 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형태다. 그리고 새로운 오프라인 활동이 종전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는 형태의 유형으로 분류된다.
저자는 마케팅 패러다임의 이러한 변화를 열거하며 통합 마케팅의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한다. 전략에는 국내외 100여개 회사의 e메일 마케팅, 데이터베이스 마케팅, 네트워크 마케팅, 퍼미션 마케팅 등 새로운 관심의 대상이 된 영역에서부터 하이브리드 마케팅, 귀족 마케팅, 99라이프 마케팅, 코쿠닝 마케팅, 리마인딩 마케팅 등 생소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정의와 실제 사례를 들며 쉽게 설명한다.
넓게는 온라인 마케팅, 순수 인터넷 마케팅, 라이프 스타일에 착안한 통합 마케팅, 이벤트와 스포츠를 활용한 통합 마케팅, 문화행사와 스타를 활용한 통합 마케팅 등 실전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21가지 마케팅 기법을 사례를 들어 응용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은 마케팅 실무자를 위한 유행하는 최신 마케팅 기법을 쉽고 재미있게 제시했다는 점과 경제신문 기자로서 익힌 저자의 뛰어난 현장감각으로 책에 활력과 생동감을 불어넣었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 먼저 마케팅의 기본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약하다. 물론 저자는 통합마케팅 관점에서 실무자가 실제 사용 가능한 마케팅 기법에 주안점을 뒀다. 하지만 경쟁자와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의 수립과 실행, 그리고 평가라는 큰 틀에서 정리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또한 마케팅의 전략적 측면에서 통합 마케팅을 논한 후, 전술적인 측면이 매우 강한 세부기법의 제시에 주안점을 둔 듯한 인상을 쉽게 지우기 어렵다. 특히 마케팅믹스 전략이라고 할 수 있는 가격·촉진·제품·유통 등 여러 분야 중 촉진 전략에 상당부분을 할애해 여타 부분과의 균형감각이 조금 무뎌진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이 책은 책장을 넘기는 솔솔한 재미와 마케팅 실전에 투입 가능한 전술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내일이라도 당장 전술을 세워야 하는 마케팅 실무자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희소식을 전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채운 서강대 교수 chaelim@sog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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