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설비투자 축소 불구 "핵심분야엔 뭉칫돈"

 내년에 반도체 투자를 축소할 삼성전자가 차세대 핵심분야만큼은 공격적으로 투자할 방침이어서 경쟁사들을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선 4분기들어 각각 0.15미크론으로 전환한 기흥의 9, 10라인 등에 2300억여원을 들여 0.12미크론 공정으로 업그레이드해 내년 2분기 초부터 256M 이상의 D램과 램버스 D램, 더블데이터레이트(DDR) SD램 등 차세대 메모리 위주로 생산구조를 전환할 계획이다.

 또 7500억원을 투입해 천안공장에 기판 규격 1100×1250㎜의 5세대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 라인을 늦어도 내년 3분기중 완공해 연말께 가동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노광(리소그래피)장비와 같은 핵심 반도체장비를 선정해 구매할 예정이며 5세대 TFT LCD 라인 장비 역시 일본 및 일부 국내 업체와 협의해 장비 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300㎜ 웨이퍼 라인 양산투자에 대해 삼성전자는 추진중인 공정 업그레이드의 성과와 시장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투자를 결정할 방침이다.

 따라서 삼성의 내년 반도체 투자 규모는 2조5000억∼3조원 사이에 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라인 업그레이드의 경우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5세대 TFT LCD 라인에 대해서는 LG필립스의 선발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특히 올들어 장비시장이 침체돼 가격이 크게 떨어진 지금을 투자적기로 보고 있어 이처럼 핵심분야에 대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응해 0.15미크론 공정을 도입중인 D램 경쟁사들은 투자재원을 집중해 공정 업그레이드에 적극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 제휴를 추진중인 마이크론과 하이닉스도 5일부터 시작한 협상에서 이 분야에 대한 공동 투자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에 반년 정도 앞서 5세대 투자에 들어간 LG필립스LCD도 내년 3분기 초로 잡은 가동시기를 가능한 앞당겨 선투자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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