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변하고 있다.
2004년부터는 대학의 입학정원이 수험생 수보다 많아지게 돼 대학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도태되는 극한 상황을 맞게 된다.
때문에 최근 각 대학들은 사회적인 요구를 반영해 각종 특성화 전략을 마련, 관련학과를 개설, 인력양성에 나서고 있다.
대학들이 내세우는 무기는 바로 ‘정보화’와 ‘국제화’다.
학술정보만을 정보화하는 것이 아니라 교내 행정시스템까지 완벽하게 구축해 투명한 학사행정을 이루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일정 수준에 도달한 국내 대학간의 ‘우물안 개구리’식 경쟁은 의미가 없고 세계수준의 대학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으로 국제화에 매진하고 있다.
정부도 기존의 대학체제로는 세계화시대에 걸맞은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보고 대학의 첨단화에 매진할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 2005년까지 2조2400억원을 집중 투자, 정보기술(IT)·나노기술(NT)·바이오기술(BT)·문화콘텐츠기술(CT)·우주항공기술(ST)·환경에너지기술(ET) 등 이른바 6개 전략분야에서 총 40만명의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까지 6개 분야별 인력수요는 IT분야 27만525명, BT 9470명, NT 4200명, ST 1100명, ET 7084명, CT 11만6100명 등 40만8479명이나 기존의 대학과 기업 등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22만1993명으로 18만6486명이 부족하다.
정부는 6T분야의 인력육성정책을 통해 기존 양성체제에서 배출되는 22만여명의 질을 높이고 부족인력 18만여명을 신규양성할 계획이다.
특히 전략분야의 대학모집정원을 대학이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관련학과 정원은 수도권대 증원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정책에 발맞춰 각 대학들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고려대는 IT·BT·NT·ET 등 4개 분야 등 미래 첨단산업으로 꼽히는 4T분야를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통신연구센터로 지정된 차세대인터넷연구센터와 정보보호기술연구센터를 중심으로 IT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집중할 예정이다. 또 내년에는 컴퓨터학과와 전파공학과를 통합해 정보통신대학을 신설, 국내 IT산업을 이끌 인력을 양성키로 했다.
한양대도 IT·BT·NT·ET 등 4개 분야에 총 234명의 교수가 참여하는 대규모 ‘한양연구특성화사업단’을 발족하고 신기술 인재양성 요람으로의 변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교 100주년인 2010년에 세계 100대 대학에 진입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한다는 ‘HY드림2010’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한 한양대는 세계적 기준의 리더, 통합의 리더, 개방적 리더, 감성의 리더를 길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단과대로 정보과학대학을 설립했던 숭실대도 초고속정보통신연구센터를 모체로 연구 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98년 정보통신부로부터 정보화 최우수대학으로 선정되면서 한국 대학 최초로 창업지원연구센터를 건립한 숭실대는 현재 44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 창업지원연구센터를 통해 창업시스템의 발굴과 창업스쿨 운영, 벤처포럼 개최, 벤처창업의 지원 등 우리나라 벤처창업의 효시가 되고 있다.
숭실대는 또 국내 최초로 2001학년도에 생명정보학과를 설립해 BT와 IT를 접목시켜 바이오기술 발전을 돕는 유능한 인재양성에 나서는 등 신기술분야에서 앞장서 나가고 있다.
지난 86년 개교, 15년이라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대학들과 어깨를 견주고 있는 포항공대도 우수한 과학기술계 지도자 양성이라는 목표 아래 최고의 연구와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구의 중심지라는 위상에 걸맞게 산학연 협동연구에 있어 포항공대는 타 대학의 추종을 불허하는데 과학기술부가 지난 97년부터 시작한 대형국책사업 창의적연구사업에 포항공대 교수가 8개 과제를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25개의 국가지정연구실(NRL)과 8개의 우수연구센터에서도 쉴 틈없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밖에 호남대·우석대·호서대·동양대 등도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 대학은 세칭 일류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명이고 학교 규모도 작아 학생과 학부모, 진학담당 교사들로부터 외면받았지만 나름대로 교육철학을 가지고 꾸준히 발전하고 있어 졸업후에도 진로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들 대학 중 상당수는 취업과 직결된 실무형 교육, 활발한 연구활동, 우수한 졸업생 배출 등으로 졸업생의 취업률이 전국 평균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요즘 산업계는 명문대 졸업생조차 제대로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선 재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대학이 단순히 취업자 양성소는 아니지만 직장에서 업무에 곧바로 투입하기 어려운 부실 졸업생을 양산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 점에서 작지만 강한 대학들은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또 전문대학도 최근 높은 취업률을 바탕으로 4년제 대학에 못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 4월을 기준으로 전국 158개 전문대 학과 취업률을 보면 847개 학과 중 졸업생 전원이 취업한 학과는 86개, 90%대의 취업률을 보인 학과는 205개과에 달했다.
또 80∼90% 취업률은 236개 학과, 70∼80%인 학과는 162개 학과로 취업률이 70%대를 넘는 학과는 847개 학과의 81.2%인 689개 학과였다.
반면 취업률이 40% 미만으로 낮게 나타난 학과는 15개 학과에 불과했다.
취업률이 100%인 학과에는 인터넷미디어, 전산정보처리, 컴퓨터응용전기, 사무정보시스템, 만화사진영상과 등 IT 및 CT분야 학과가 다수 포함돼 있다. 전문대 평균 취업률은 99년 68.1%, 2000년 79.4%, 2001년 81.0% 등으로 해마다 높아져 같은 시기의 4년제 대학이 51.3%, 56%, 56.7%에 그친 데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올 입시에서도 전국 159개 전문대학에서 192개 4년제 대학 모집인원(38만6650명)에 육박하는 총 35만72명을 모집한다.
이 중 눈에 띄는 신설학과는 계명문화대의 디지털콘텐츠전공(160명 모집), 주성대의 바이오생명과(80명 모집) 등으로 요즘 뜨는 분야의 인력을 배출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학과다.
특히 이번 입시에서는 108개 전문대의 126개 학과가 새로 3년제로 전환돼 모두 135개 학과가 모집인원의 15.0%인 5만2647명을 모집한다.
정보통신계열의 3년제 전환이 두드러져 명지전문대의 전자과, 컴퓨터과, 산업정보디자인과, 정보통신과와 인덕대의 컴퓨터전자응용계열, 방송정보통신계열, 디지털산업디자인과 등이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동양공전의 메카트로닉스전공, 컴퓨터제어전공, 무선정보통신전공, 정보네트워크전공 등도 3년제로 전환, 극심한 취업난을 돌파하려는 실속파 수험생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대학간 경쟁심화로 인해 갈수록 신입생이 감소하는 등 앞으로 대학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대학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첨단기술 관련 학문을 신설하고 현장과 접목된 특성화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수립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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