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컴퓨터업체들 불황에도 장사 잘했다

 외국 컴퓨터업체들은 전반적인 세계 경기부진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큰 성과를 올렸다.

 지난 13일 상반기를 결산 회계연도로 잡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한국오라클 등 주요 외국계 컴퓨터업체들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경기불황이 심화되기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어지는 2001회계연도에도 최고 60% 달하는 높은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 중 일부 업체는 당기순익이 17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체별로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순익이나 매출액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오라클은 2001회계연도(2000년 6월∼2001년 5월)에 지난 회계연도의 88억원보다 무려 175%가 증가한 242억원의 이익을 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회계연도의 407억원에 비해 17.5% 늘어난 478억원(2000년 7월∼2001년 6월)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특히 한국오라클이나 MS의 경우는 영업이익이 높다는 점 때문에 이같은 순익행진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 업체인 한국썬과 한국후지쯔도 순익을 올리기는 했지만 소프트웨어 업체와는 격차가 컸다. 한국썬은 지난 회계연도에 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2001회계연도(2000년 7월∼2001년 6월)에는 12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경기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썬은 특히 예상을 뒤엎고 소규모나마 이익을 내 주목된다. 한국후지쯔도 지난 회계연도(133억원)에 비해 절반 가량 순익이 줄기는 했으나 6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CA와 SGI코리아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 부문서도 소프트웨어 솔루션 업체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회계연도에 1482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01회계연도에는 이보다 59%가 늘어난 2359억원의 매출실적을 달성했다. 한국오라클도 지난 회계연도의 1343억원보다 60% 가량이 늘어난 2143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한국CA 역시 지난 회계연도의 180억원보다 14%가 증가해 2001회계연도에는 20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드웨어 업체 역시 예상과는 달리 소폭의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한국CA와 SGI코리아를 제외한 한국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한국후지쯔·한국썬 등은 영업실적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오라클은 2001회계연도에 지난 회계연도의 150억원보다 2배가 훨씬 넘는 35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지난 회계연도의 493억원에 근접하는 4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국후지쯔·한국썬 등도 영업이익을 올리기는 했지만 2000회계연도에 비해 줄어들고 있어 영업활동이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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