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구조조정 새 국면

 LG-파워콤과의 3자연합을 통한 제3종합정보통신사업자 구상을 펼쳤던 하나로통신이 국내 5위의 초고속인터넷사업자이자 전용회선사업자인 드림라인의 최대주주인 제일제당의 지분 32.18%를 전격 인수키로 확정함에 따라 통신시장 구조조정이 3강체제 구도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되고 있다.

하나로통신·드림라인 구도가 기존 통신시장에 새롭게 가세할 경우 국내 통신시장은 기존 KT그룹-SKT-LG그룹 3자구도에서 하나로통신·드림라인과 두루넷·파워콤이 가세하는 5자 구도가 단기적으로 예상되며 장기적으로 이에 SKT와 LG그룹의 유무선통합 전략이 가세하면서 KT그룹을 제외한 통신시장의 빅뱅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로통신 신윤식 사장은 13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드림라인의 초고속인터넷사업 부문만을 인수하는 방안과 제일제당이 보유하고 있는 드림라인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 등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한 결과 핵심역량에 대한 시너지 효과 제고 차원에서 제일제당의 드림라인 지분을 인수키로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드림라인이 광케이블망을 보유한 전용회선사업자인데다 독자적인 가입자네트워크를 구축한 중계유선사업자와의 공고한 연대를 바탕으로 초고속인터넷 시장에 진출한 사업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하나로통신의 이번 드림라인 인수 결정은 파워콤 인수 추진과는 거리가 있는 독자적인 자가망 강화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판단된다.

 신 사장은 이를 반영하듯 “파워콤 민영화에 대해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상황에서 파워콤 민영화 입찰에 참여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파워콤 민영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피력했다.

 이에 따라 연기됐던 입찰절차를 이번주부터 진행하는 파워콤 전략적 지분매각은 두루넷 컨소시엄 단독으로 진행되거나 하나로통신이 두루넷 컨소시엄에 참여해 입찰이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 사장은 “두루넷과는 초고속인터넷사업 분야에서 과당경쟁 및 중복투자 방지를 위해 양사 마케팅담당 임원 및 실무진이 참여하는 ‘사업협력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르면 이달말까지 구체적인 사업협력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루넷도 신 사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파워콤 입찰과 관련해 하나로통신과 공동입찰 등 상호 협력하는 방안은 고려할 수 있으나 독자적인 컨소시엄이 우선한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신 사장은 핫이슈인 유무선통합과 관련해 “LG텔레콤·데이콤을 보유한 LG그룹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공고화함으로써 제2종합통신사업자로 발돋움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LG그룹과의 전략적 제휴관계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내비쳤다.

 하나로와 두루넷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이동통신 분야의 시장지배적위치와 달리 유무선통합 시장의 열위에 있는 SK텔레콤의 향후 유무선통합 전략 및 대응이 주목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나로통신은 이번 결정에 따라 제일제당측 드림라인 지분 684만3841주(28.97%)와 이재현 제일제당 부회장이 보유중인 75만8028주(3.21%) 등 32.18%를 이르면 이달중에 인수, 사실상 드림라인의 최대주주로 부상할 전망이며 지분인수 가격은 주당 5200원, 총 395억원이다.

 하나로통신은 드림라인 지분인수 후의 경영계획에 대해 초고속인터넷사업의 경우 기존 드림라인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드림라인에서 계속 유지·관리하되 드림라인이 보유하거나 전략적 제휴관계에 있는 중계유선방송·대리점 등 75개 유통망은 기존 하나로통신의 80개 유통망과 같이 하나포스 브랜드로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거나 개통·관리하는 사실상 하나로통신의 유통망으로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밖에 인터넷포털사업 부문에서는 10월말 현재 420만 가입자를 확보한 ‘하나넷’과 6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동영상 및 콘텐츠포털인 드림라인의 ‘드림엑스’를 단계적으로 통합,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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