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 드림라인 전격 인수 파장

 하나로통신이 파워콤 민영화 입찰을 앞둔 시점에서 드림라인을 전격 인수했다는 점은 지난 6개월 이상 논의됐던 통신시장 3강체제 정립이란 기존의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하고 있어 향후 통신시장의 구조조정 방향은 이제까지와는 전연 다른 각도로 새롭게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관련, 가장 주목을 받는 부문이 파워콤 민영화에 대한 반향이다.

 하나로통신이 드림라인을 인수하는 구도라면 파워콤 민영화 입찰에서의 하나로통신 변수는 이제 잔잔한 미진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신윤식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파워콤 입찰에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라고 달라진 시각을 반영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통신시장 3강구도의 최선의 대안으로 하나로통신-파워콤의 선연합구도에 LG그룹이 가세하는 형태라고 주장했던 게 신윤식 사장이었다.

 파워콤과의 연합 또는 파워콤 인수를 절대적 기치로 내걸었던 신 사장이 파워콤의 전략가치에 대해 이처럼 회의적 시각을 내비치는 것은 드림라인의 가치에서 비롯된다.

 하나로통신은 드림라인을 인수함으로써 파워콤 인수를 통해 얻고자 했던 상당부분을 이미 획득한 상태고 이같은 자신감이 파워콤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지고 있다.

 제일제당과 도로공사가 제휴해 설립한 전용회선 및 초고속인터넷사업자 드림라인은 파워콤에 이은 기간망 보유기업으로 평가된다.

 도로공사의 광케이블망을 발판으로 97년 7월 설립된 드림라인은 현재 1만2269㎞의 시내광케이블망과 9355㎞의 시외광케이블망을 보유했으며 이에 초고속인터넷 사업과정에서 전략적 제휴파트너로 중계유선망사업자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의 시내광케이블망과 시외망이 각각 2만5647㎞, 2137㎞다.

 파워콤은 가입자망(2만3673㎞), 기지국용(2만4404㎞), 시내망(4994㎞), 시외망(9997㎞) 등 6만3068㎞의 광선로시설과 4만5276㎞의 동축케이블망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로통신이 파워콤을 통해 얻고자 했던 시내외 기간네트워크를 드림라인이 상당부분 충족시켜줄 수 있고 가입자네트워크인 동축케이블은 드림라인의 전략적 제휴파트너인 중계유선사업자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더해 정통부가 한국통신의 가입자망 개방과 관련해 이용대가를 저렴하게 책정했다는 점은 파워콤에 대한 하나로통신의 전략적 투자가치를 떨어뜨리게 된다.

 만약 하나로통신이 드림라인을 인수한 상황에서 파워콤을 인수하게 된다면 내부적인 중복투자문제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분석이 대세를 점하게 된다면 이번주부터 사업제안서(RFP)를 발송한 한국전력의 파워콤 민영화 입찰은 두루넷이 우선순위를 확보하게 된다.

 특히 두루넷은 이미 소프트뱅크를 통해 ‘파워콤펀드’ 조성을 완료한 상태여서 한국전력이 파워콤 민영화를 백지화하지 않는 한 두루넷의 파워콤 인수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파워콤 민영화 입찰에는 두루넷과 하나로통신 외에도 몇몇 외국투자펀드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나 두루넷과 하나로통신 외에는 인수를 통한 시너지효과 창출이 힘들어 지금 상황에서는 두루넷의 인수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문제는 통신 3강구도 형성이다.

 통신업계는 당분간은 KT그룹, SK텔레콤, LG그룹, 하나로통신-드림라인, 두루넷-파워콤 등 5자구도로 통신시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에서도 물밑 움직임은 유무선 통합전략을 발판으로 한 3개의 종합정보통신사업자 구도를 지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관련, 신 사장은 “LG그룹과 하나로통신그룹, 두루넷그룹이 전략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한국통신에 이은 제2의 종합통신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LG그룹과의 전략적 제휴관계에 대한 기존의 방침을 재확인하는 외에 두루넷-파워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신 사장의 이같은 구상이 어느 정도 실현성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유무선 통합전략 구현을 서두르고 있는 SK텔레콤과 두루넷의 전략적 목표가 변수다.

 특히 SK텔레콤의 경우 KT그룹의 유무선 통합전략 구사에 바짝 긴장하며 최근 장기적인 사업비전상 문제가 되고 있는 광대역 고정통신사업전략에 온힘을 집중하고 있어 하나로 신 사장의 구상이 먹혀들지는 미지수다.

 SK텔레콤의 경우 새로운 유무선 통합전략, 정확히 말하면 이동·고정통신 통합전략이 여의치 않을 경우 하나로통신-드림라인이든 두루넷-파워콤 인수든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펀드인 소프트뱅크가 두루넷의 사실상의 대주주라는 사실은 두루넷의 전략적 목표를 유추케 하고 있다.

 아무튼 국내 통신시장 구도의 새로운 향배는 KT그룹과 LG-하나로통신 구도에 대항하고자 하는 SK텔레콤의 선택에 달려있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SK텔레콤의 새로운 종합정보통신사업자 전략은 이르면 올해말,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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