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LG-FDS시스템 상무 paulkim@lgeds.lg.co.kr
최근 북한과 관련해 들려오는 뉴스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지난 3일 북한이 ‘테러자금 조달 억제에 관한 국제협약’과 ‘인질억류 방지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기로 해 그들의 반테러 입장을 분명히 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이보다 앞서 10월 31일에는 북한이 현지인에게 e메일을 보낼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 ‘실리은행’을 개설하였다는 소식도 있었다.
별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들 소식은 남북 IT교류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모두 반가운 뉴스들이다. 반테러 입장 강화는 궁극적으로 북한이 ‘테러지원국’ 꼬리표를 뗄 수 있도록 해 현재 펜티엄 PC 한 대조차도 반입할 수 없게 되어 있는 대북 IT 지원의 형식적 장애물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며 e메일 사이트 개설은 북한의 전면적인 인터넷 개방 가능성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제반 여건의 긍정적인 변화는 남북간 교류협력 확대 분위기와 더불어 IT교류 분위기를 점점 고조시키고 있다. 이 시점에서 남북 IT교류의 강도와 방향을 재정립하기 위해 교류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좀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검토해 보기로 하자.
첫째, 남북 IT교류는 인력과 기술이 결합돼 나오는 현실적이고 직접적인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북한은 통신망과 전력 등 사회간접자본이 절대 부족하고 IT 인프라도 매우 빈약한 상태다. 또 정보의 국가독점과 통제는 IT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대한 관심 속에 ‘광명’과 같은 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할 정도로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따라서 이미 세계적 수준의 인프라를 갖춘 남한의 IT산업계가 언어 장벽이 없는 북한의 고급 인력을 활용하고 또 반대로 북한의 IT 인프라 구축에 우리의 기술과 인력을 지원한다면 남북 공동의 이익을 증대하는 바람직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남북 IT교류는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통일을 앞당기는 궁극적이고 장기적인 혜택을 가져다줄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이 IT산업 발전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IT혁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분명한 것은 IT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전사회적인 정보화가 반드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즉, 북한이 진정으로 IT산업을 발전시키고 전세계적인 정보혁명에 동참하고자 한다면 이제까지의 정보 독점과 통제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류를 통해 적극적으로 북한의 IT산업 발전을 촉진시킨다면 여러 분야에서의 정보화를 유도하여 북한의 개방을 자연스럽게 가속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남북 IT교류는 통일한국의 미래를 밝게 해줄 것이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IT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국가간 정보화의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또 미국이 주도하는 약육강식의 세계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제 정보화는 어느 나라도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만일 남북이 IT교류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서로의 기술과 인프라의 수준을 높이고 우수인력을 육성해 나간다면 통일 시점에서 우리 IT산업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떨어지지 않는 뛰어난 수준에 도달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보화에서의 절대 우위는 세계 질서를 주도하는 강대국으로서 통일 한국의 위상을 정립해 줄 것이다.
남북 IT교류는 공동의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남북간 정보격차 해소를 통해 통일을 앞당길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통일한국의 국력을 강화할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IT교류를 위한 상호 노력은 남북 모두에, 그리고 한민족 전체에게, 기적과 같은 힘의 원동력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제 IT 교류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 선택사항이 아닌, 민족번영을 위한 필수과제로 여겨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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