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잠잠하던 홈오토메이션 시장이 시끌벅적하다.
올 4분기들어 새로운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쏟아짐에 따라 그동안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주택 건설시장이 3여년 만에 모처럼 활기를 띠면서 홈오토메이션 관련 업체들의 행보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특히 이번달만 주택 건설업체들이 전국에 4∼5만가구가 넘는 아파트 분양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자 서울통신기술·코맥스·코콤 등 기존 업체와 올해 홈오토메이션 시장에 처녀 진출한 현대오토넷·현대디지텍 등 신규 업체간에 밀고당기는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또 사이버아파트 붐이 조성돼 TFT LCD 형태의 컬러 비디오도어폰·디지털도어로크·홈네트워크 기능이 있는 정보단말기가 소비자의 인기를 끌면서 연간 1000억원대를 맴돌던 홈오토메이션 시장이 2000억원대를 넘어서는 등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홈오토메이션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커짐에 따라 삼성SDS·현대오토넷 등이 올해 처음 진출한 데 이어 이번달엔 세트톱박스업체 현대디지텍도 출사표를 던지는 등 대기업은 물론 벤처기업도 가세해 10여개 업체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분양시장을 놓고 신구 업체가 ‘제살깎아먹기’식 수주영업을 벌임에 따라 홈오토메이션 시장에 의존도가 높은 업체는 수익성이 떨어져 경영 구조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실제 업체난립으로 인한 제살깎아먹기식 경쟁으로 납품 가격이 하락해 상반기 아파트 분양때 시큐리티 기능이 장착된 컬러 비디오도어폰의 경우 납품가가 평균 50만∼70만원대였으나 하반기엔 50만원대 이하로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SDS·현대오토넷·현대디지텍 등 신규 업체가 가정 안팎에서 각종 전자제품과 조명기구를 제어하는 터치스크린 형태의 첨단형 제품을 선보이면서 주택건설시장에서 수주영업을 벌이고 있어 기술력이 취약한 업체는 점차 도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택건설업체가 올해 실제 분양할 것으로 추정되는 15만가구(주공아파트 제외) 아파트시장에서 하반기 아파트 분양 예상물량인 7만∼8만가구 중 이번달에 5만가구가 집중됨에 따라 홈오토메이션 업계는 IMF 관리체제 이후 최대 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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