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프헨리 오라클 CFO

 최근 미 오라클 CFO 겸 수석부사장인 제프 헨리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열린 CFO포럼에 참석해 저성장시대의 e비즈니스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10년 동안 오라클 CFO로 재직하고 있는 제프 헨리는 CFO이면서도 기술, 경영, 신사업 등 오라클의 모든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COO 역할을 하고 있으며 래리 엘리슨 회장을 보좌하는 실질적인 2인자라는 점에서 그의 주제강연은 우리 IT업체에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 시기에는 CFO들이 재무계획을 세우는 것이 보통시기보다 훨씬 더 어려울 것 같다. 내년 전략을 세운다면 어떤 부분을 가장 고려해야하는지, 재무 리스크를 줄여가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는가.

 ▲이런 시기일수록 CEO와 CFO는 조심해서 자금계획을 세워야한다. 수익보다는 지출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용 지출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업 생산성 향상에 자극이 되는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거나 리엔지니어링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멈추어서는 안된다. 오라클 역시 인력채용에 있어서는 신중하게 대처하고 있지만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지출을 많이 줄인 것은 아니다. 직원수는 가장 많았을 때인 지난해 초보다 2% 가량만이 감축했을 뿐이며 다른 IT지출도 투자할 곳은 반드시 투자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라클도 매출에서 타격을 받은 것으로 안다. 비즈니스 상황과 구조조정 계획을 말해달라.

 ▲오라클을 비롯한 모든 IT기업들이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 오라클의 경우 가장 큰 요인은 경기침체지만 다른 요소도 작용했다. 전체 비즈니스의 15% 가량을 차지했던 닷컴 전략이 실패해 자금회수가 안됐으며 기술에 대한 과잉투자가 진행돼 타격이 있었다. 때문에 전체 인력을 올 초보다 2% 감원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이미 경기가 바닥세이기 때문에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특히 아시아는 영향을 덜 받을 것이다. 4년전 아시아 경제위기 당시에도 무조건적인 인원동결이나 감축보다는 비용을 타이트하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호황기를 대비했다.

 ―경영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으로서 현재의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보는가. 또 IT경기가 2, 3년 전과 같은 호황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지리적으로 차이는 있지만 바닥을 쳤다고 본다. 미국이 지난해 말과 올 초 불황이 시작된데 이어 올해 봄 유럽으로, 중반부터 아시아로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바닥세에 도달했다. 9·11테러 이후 더욱 악화됐지만 미국의 경우 지금보다 더 나빠질 상황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러나 회복은 더디게 진행돼 내년 말께에나 정상적인 흐름이 가능할 것이다. 향후 10년 동안의 IT경기는 2, 3년 전과 같은 ‘과열’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괜찮은(nicely) 수준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본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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