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베이스캠프 확보에 세트톱박스 업체들 `사활`

 디지털 세트톱박스 업계의 해외 직접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휴맥스·현대디지탈테크 등 선발업체를 비롯해 이엠테크닉스·맨앤텍·서두인칩·텔리테크·아즈테크놀로지 등 후발업체까지 수출 확대를 위해 대거 중동과 유럽 등 주력시장에 별도로 판매법인을 설립하거나 이를 추진중이다.

 대기업의 경우 해외시장을 직접 공략하는 일은 흔하지만 중소 벤처업체들이 이처럼 대대적으로 해외에 본거지를 설치하고 시장을 직접 공략하고 나선 것은 유례없는 일로 앞으로 이들 업체의 성과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휴맥스(대표 변대규)는 지난 6일 일본시장에 법인을 설립했으며 서두인칩(대표 유영욱)은 중동 및 독일에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디지탈테크(대표 정규철)도 미국시장 직접 진출을 검토중이며 이엠테크닉스(대표 소민영)는 독일에 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또 아즈테크놀로지(대표 박정학)는 두바이 연락사무소의 법인화와 독일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텔리테크(대표 박동권)와 오픈텔(대표 장원일)도 해외법인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소 세트톱박스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최근 들어 부쩍 잦아지는 것은 지난해와 올해까지 중동시장에 대해 적응력을 높였고 이제는 수입업체들을 거치지 않고 현지 유통업체들과 직접 거래할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세트톱박스 시장이 업체간 경쟁으로 가장 단순한 제품인 무료수신형(FTA) 타입의 경우 100달러 미만에 거래될 정도로 마진이 뚝 떨어짐에 따라 본사에서 수입상을 거쳐 유통업체로 들어가는 3단계 거래방식으로는 수익을 올릴 수 없다는 실리적인 이유도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일반 유통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국내 업체들이 움직일 수 있는 활동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다 초기시장을 놓칠 경우 전체 시장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중소업체들의 무더기 해외 직접 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해외 직접 진출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휴맥스의 한 관계자는 “현지 직접 진출이 여러 장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디지털 세트톱박스 시장은 여전히 마케팅보다는 기술이 선도하는 시장”이라며 “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적으로 신뢰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투자비용도 제대로 못건지고 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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