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대우차-KTF의 ‘드림넷’을 필두로 그동안 완성차 메이커와 이동통신사업자, 전문 벤처기업들이 물밑에서 전개해 오던 텔레매틱스 서비스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각자의 사업모델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SK그룹과 현대기아차는 최고경영진이 직접 입단속에 나설 만큼 극비에 부쳐왔던 사안이지만, 이달 이후 속속 상용화 계획을 밝히면서 비밀스런 밑그림들이 드러나고 있다. 현재로선 자동차 정보서비스라는 신시장을 개척한다는 공통된 목표아래 이합집산하고 있지만, 완성차-통신사업자-전문업체들이 구상중인 노림수가 저마다 다르고 이로 인해 사업모델도 크게 양분된다는 점이 가장 뚜렷한 특색이다.
◇주도권 경쟁=텔레매틱스 시장의 참여세력은 완성차 메이커, 이동통신사업자, 전문업체 등 크게 세 부류다. 이 가운데 주도권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는 텔레매틱스용 종합정보센터를 누가 운영하느냐는 것. 완성차 업체들은 하나같이 직접 운영하겠다는 모델이다. 드림넷의 경우 대우자동차판매가 종합정보센터를 구축, 운영중이고 내년 상반기 상용서비스를 준비중인 현대기아차도 본사가 챙긴다는 구상이다. 제휴를 맺고 있는 이통사업자에게서는 단순히 ‘네트워크’만 빌릴 뿐 교통·기상·여행·지리·인터넷 등 각종 정보제공업체(CP)를 정보센터에 직접 연계해 스스로가 정보서비스 주체가 되겠다는 것이다. 반면 SK그룹에서 자동차 애프터마켓을 뚫고 있는 SK나 네스테크(대표 최상기 http://www.nex-tek.com)는 각종 CP와 연계한 종합정보센터를 자체 운영함으로써 정보제공업의 신규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해외의 경우 GM의 ‘온스타’ 서비스는 GM이, 유럽시장에서는 ‘트래픽마스터’라는 전문업체가 정보제공의 주체로 활동중인 사례가 있다.
◇동상이몽=대우차는 통신서비스를 KTF, 차량용 단말기를 대우통신에 맡기고 있으며 현대기아차도 LG텔레콤(통신)·현대오토넷(단말기)·네스테크(단말기) 등과 제휴하고 있지만 향후 SK가 가세할 경우 완성차-통신-전문업체간 이해득실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완성차 업체들은 단말기 OEM 판매 등을 통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시장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정보서비스업이라는 신규 수익기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SK는 자사 주유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차 제조 외에는 다 한다’는 야심을 현실화하고 있으며, 네스테크도 수익창출을 위해서는 정보서비스가 필연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SK 앤트랙팀 관계자는 “통신사업 관점에서 네트워크는 기본이고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정보센터 운영을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네스테크 관계자도 “단말기의 판매마진이 워낙 박해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당장 이달부터 SK텔레콤 대리점과 주유소를 통해 단말기 자체 유통에 나설 SK가 자동차 애프터마켓 시장은 물론 텔레매틱스 정보제공업에서 완성차 업체들과 직접 경쟁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전망=향후 텔레매틱스가 새롭게 창출할 시장을 단말기와 정보제공업으로 나눌 경우 단말기는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지위가 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소위 순정품 제도가 사라지지 않는 한 OEM 납품은 물론 전국 정비소와 유통점에 미치는 영향력도 가히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정보제공업은 당분간 접전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텔레매틱스 성공의 관건은 운전자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누가 적절하게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SK를 비롯한 전문업체들의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지만 완성차 업체도 자사 고객관리 차원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 무선통신 네트워크의 경우 현재 완성차 업체마다 서로 다른 파트너의 장벽은 쉽게 무너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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