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리그 `개인전`으로 재편

 양대 프로게임리그 KIGL과 PKO로 대변되던 국내 e스포츠 리그가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사의 개인전 리그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IGL·PKO를 운영하는 리그사들이 재정난 등을 이유로 하반기 대회를 취소하거나 시행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 방송사를 통한 게임 리그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프로구단 중심의 e스포츠는 프로게이머 중심의 개인전 리그로 전개되고 이른바 양대리그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움직임은 프로게임 구단 해체 등 e스포츠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반응이 적지않은 실정이다.

 ◇현황=KIGL·PKO 등 이른바 프로게임의 양대 리그가 와해되면서 케이블 방송사가 주최하는 행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배틀탑(대표 김용태)이 운영하고 있는 KIGL의 경우 리그사업을 거의 접은 상태이며 PKO 역시 하반기 리그를 추진중에 있으나 11월 현재까지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프로구단에 소속된 선수들은 대안으로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사 리그에 대거 참가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방송사 리그는 온게임넷의 ‘스타리그’와 겜비씨의 ‘KPGA 투어’ 등이 있다. 온게임넷 스타리그는 현재 3차 리그가 치러지고 있으며 3개월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리그는 해외선수가 본선에 참가하고 결승전이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릴 정도로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겜비씨가 한국프로게임협회(대표 김영만)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KPGA 투어’도 각광을 받고 있다. 지난 8월부터 열리고 있는 이 대회는 온라인상에서 예선을 치르고 오프라인상에서 매달 토너먼트 형식으로 본선을 갖는다. KPGA 투어는 프로게임협회에 소속돼 있는 프로선수들을 대상으로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향후 전망=국내 e스포츠를 대표하던 양대리그가 소멸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에 향후 게임 방송사에 의해 개최되는 게임리그가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방송사 리그의 급부상은 양대 리그의 와해도 그 것이지만 수익성 부재라는 게임리그의 문제점을 방송이라는 매체를 통해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반면 수익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마케팅사 리그는 한동안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KIGL과 PKO가 인지도 확보에는 성공했으나 수익성을 찾는데는 완전히 실패했다”며 “어느 업체도 쉽게 게임리그 사업에 참여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영향=e스포츠가 개인전으로 펼쳐지는 방송사 리그로 개편됨에 따라 프로게임구단은 존폐의 귀로에 설 전망이다. 이미 50여개에 이르렀던 프로구단은 5개구단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들 구단도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나타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방송사의 리그는 구단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업 마케팅 등 여러 측면에서 애로사항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기존 구단들만을 위한 리그가 조속히 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전 위주로 리그가 진행됨에 따라 국내 e스포츠가 다소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e스포츠가 개인전으로 펼쳐짐에 따라 마케팅 차원에서 참가했던 기업들이 e스포츠에서 손을 뗄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비록 스타 선수들이 양산된다 하더라도 e스포츠는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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