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경영>글로벌 파일(31)난관에 봉착한 OPEC

OPEC 대표는 지난 10월 29일 빈에서 오는 11월 14일 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한 회담에서 폭락하고 있는 유가를 ‘이상적인’ 범위로 끌어올리기 위해 하루에 백만배럴씩 전세계의 석유 생산을 감산하려는 의도를 나타냈다.

 OPEC 11개 회원국이 세계 생산량의 35%에서 40%를 통제하고 있으나 OPEC는 외부의 지원 없이 단기간, 또는 중기간에 가격을 올릴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협조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최근 몇 주 동안에 세계 경제가 접한 좋은 뉴스 중 하나다. 지난 9월 11일 테러 이후 보험료 인상으로 상승한 운송비용은 낮은 연료가격으로 안정될 것이다. 또한 낮은 연료비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9월 11일 테러의 충격 상당 부문이 가셔졌고 감산은 적어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에 OPEC 원유가격은 지난 9월 11일 이후 배럴당 약 19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격은 OPEC가 유지하려는 22∼28달러 가격대에 밑도는 가격이다.

 OPEC는 이 하락을 역전시키려면 아마도 하루에 300만배럴씩 감산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회원국은 일방적으로 그렇게 큰 규모로 감산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파산할 것이다. 회원국 예산의 대부분은 안정된 생산과 배럴당 18불의 판매가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OPEC가 선택할 수 있는 남은 방법은 부담을 나눌 다른 국가를 찾는 것이다.

 러시아가 확실히 첫번째 대안이다. 러시아의 생산량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다른 모든 국가의 생산량보다 많다. 그러나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분간 서방 국가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서방 국가에 우호적 인상을 주기 위해 러시아는 공급량을 줄여 OPEC를 지원하지 않고 공급 물량을 늘려 서구 경제를 지원할 것이다. 러시아는710만bpd(일일당 배럴)를 생산하고 480만bpd를 수출한다.

 멕시코는 OPEC가 98, 99년에 시행한 감산에 참가해 가격을 올리려는 카르텔의 마지막 주요 노력을 성사시켰다. 그러나 새로 선출된 폭스 대통령은 멕시코가 강력히 보호하는 석유 산업에 미국 회사의 투자를 허용하는 안에 마음이 움직일 정도로 강한 친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멕시코는 350만bpd를 생산하고 150만bpd를 수출한다.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큰 원유 수출국이지만 열성적인 NATO 회원국이며 미국의 확고한 동맹국이다. 노르웨이 수출량의 70% 이상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노르웨이는 330만bpd를 생산하고 310만bpd를 수출한다.

 다른 산유국도 감산에 참여하는 것을 꺼릴 것이다. 이집트 급진주의자가 알 카에다와 깊숙이 연루돼 있기 때문에 이집트는 반미로 인식될 수 있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 오만은 전통적으로 OPEC 감산 요청에 반대해왔다. 앙골라는 OPEC 가입에 관심이 있으나 지금부터 몇 년 후 원유 산업이 성숙할 때까지 가입하지 않을 것이다.

 생산감축에 신뢰할 수 있는 참여자는 OPEC 회원국만이 남는다. 그러나 그들도 확실하지 않다.

 따라서 OPEC는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회원국인 이라크의 공급을 억제할 가능성이 더 크다.

 걸프전 이후 이라크는 OPEC 쿼터구조에서 면제됐으며 현재 300만bpd을 생산한다. 수출 수익은 특별 U.N. 계정으로 들어가며 이라크의 가용성이 제한되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이라크는 지속적으로 U.N. 감시를 피해 석유를 밀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밀수출 루트 중 가장 큰 규모인 루트는 이란·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아랍에미레이트 등 모든 OPEC 회원국의 해안 지역을 통과하고 있다.

 OPEC가 가격을 올리려면 OPEC는 이라크의 불법 활동을 단속하고 전체 생산량을 매우 많이 삭감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OPEC의 감산으로 98년 가격 폭락을 반전시키는 데 1년 이상이 걸렸다. 현재 상황은 98년만큼 나쁘지 않다.

 OPEC의 어려움은 이제 막 시작됐다.

 

 <양승욱부장 swy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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