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국민은행 오늘 합병 카드사업 행보 `눈길`

 1일 주택-국민 합병은행이 공식 출범함으로써 국내 최대 공룡은행의 행보가 시작됐다. 주변에선 합병은행의 전체 사업구도에 관심이 크지만 특히 최근 업계의 치열한 시장경쟁이 전개되는 가운데 외부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카드사업부문의 밑그림에 시선이 쏠리는 분위기다.

 일단 현재로선 양 은행의 기존 카드사업을 당분간 독자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2일 카드사업본부장에 현 김정태 행장의 직속라인인 박종인 주택은행 부행장을 선임하면서 외견상으로는 주택은행 카드사업부에 힘이 실린 듯한 느낌을 줬던 것도 사실. 그러나 자회사인 국민카드의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국민은행 김해영 카드사업추진실장이 여전히 통합 카드사업조직의 실세로 알려지면서 어느 일방으로의 교통정리는 아니라는 게 주변의 판단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은행은 BC계 은행카드로는 최대 규모로, 독자카드 사업에 대한 욕심도 아직 버리지 못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자회사인 국민카드가 LG·삼성에 이은 전문계 카드사로 이제 안팎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역량을 축적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화폐 등 차세대 스마트카드 사업을 놓고 진행중인 물밑작업을 보면 독자 영역을 인정하는 현재 양 은행 카드사업구도가 변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주택은행은 은행권 공동 전자화폐인 ‘K캐시’의 최대 지원군이자 비자캐시의 주주사로도 참여하고 있다. 반면 국민은행은 몬덱스 전자화폐의 주주사이자 발급·가맹점모집 등에서 강력한 공조체제를 취하고 있다. 또한 국민카드는 지하철 후불교통카드인 ‘패스카드’의 성공적인 진입에 힘입어 몬덱스·KTF와 공동으로 ‘KTF제휴카드’ 사업으로도 확장중이다. 적어도 스마트카드 분야에서는 양 은행이 전혀 다른 길을 걸었던 셈이다. 그런 와중에 주택은행은 최근 부산지역의 교통카드시장에서 사실상 밀려나는 형국이고, K캐시마저 확대 보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스마트카드 사업이 난관에 봉착해 있다. 이와 함께 BC카드가 KTF와 제휴카드를 발급키로 하자 어쩔 수 없이 국민카드와도 공동 보조를 취하게 됐다. 정황상 주택은행의 스마트카드 사업은 국민은행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부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많은 것을 주택에 양보했지만 카드사업만큼은 국민 주도로 나간다는 게 내부의 생각”이라며 “특히 스마트카드 사업부터 상당한 교통정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신규 스마트카드 사업의 윤곽에 따라 통합조직의 카드사업 주도권이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상당기간 내부 갈등은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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