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AMD, `밀월` 깊어지나

 ‘국내 최대 PC업체인 삼보컴퓨터와 세계 2위의 CPU업체인 AMD가 밀월관계에 접어드나.’

 지난 하반기부터 삼보컴퓨터가 AMD PC를 국내에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AMD가 야심차게 선보인 애슬론XP를 탑재한 PC까지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출시해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 CPU 탑재 PC비중이 90%를 상회하는 국내에서 이 두 업체의 움직임이 당장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적으로는 국내 PC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MD CPU 탑재 제품 출시=삼보컴퓨터는 지난달 AMD의 모바일 CPU를 탑재한 노트북PC를 국내에 첫선을 보인 데 이어 이달에는 AMD사가 윈도XP에 최적화해서 개발했다는 새로운 데스크톱 CPU인 애슬론XP를 채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번에 선보인 애슬론XP 장착 PC는 AMD사의 애슬론XP-1700+(1.46㎓)를 채택했으며 256MB 램, 40Gb의 HDD를 탑재했다. 가격은 17인치 완전평면모니터와 스피커를 포함, 139만9000원이다. 삼보컴퓨터의 한 관계자는 “AMD CPU를 탑재한 PC를 찾는 소비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이 제품을 내놓지 않아 AMD 구매자들은 조립PC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러한 계층을 타깃으로 이번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AMD PC 경쟁력=가격적으로는 충분히 매력이 있다. AMD의 1㎓ 모바일 CPU를 채용한 제품은 189만9000원에 선보였으며 이번에 선보인 애슬론XP PC의 가격은 모니터 포함 139만9000원이다. 대략 같은 성능의 인텔 CPU를 채용한 제품에 비해 50만원에서 1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는 평가다. 특히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AMD CPU의 선호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데다가 삼보라는 브랜드네임이 합쳐질 경우 그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국지전=그럼에도 삼보컴퓨터는 AMD PC를 자사 대리점에 판매하지 않고 삼구쇼핑이나 용산, 까루프와 같은 일부 양판점 등 제한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AMD 마니아층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일반층까지 확산됐다고는 판단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인텔과의 관계를 감안, 당분간은 인텔 제품과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같은 별도의 유통경로로만 제품을 팔겠다는 정책이다. 즉 AMD PC는 판매하되 타깃을 정해 특정 고객을 대상으로만 판매하는 타깃마케팅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PC업계 한 관계자는 “인텔 CPU 매출 가운데 셀러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세계에서는 35%에 달하지만 국내에서는 10% 미만에 머무는 등 국내 고객들은 특정 제품만을 고집하는 편식현상이 강하다”며 “AMD PC의 성공여부는 이같은 국내 고객들의 구매관행을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AMD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AMD CPU 선호현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일반인들에게까지 파급시킬 수 있느냐도 국내 AMD PC의 보편화를 점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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