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음악과 춤, 사랑의 격정적 하모니가 어우러지는 ‘빨간 풍차’의 멋진 쇼를 보면서 느끼는 즐거운 감동.
호주 출신의 재능있는 감독 바즈 루어만은 ‘물랑루즈’를 통해 그의 전작들이 보여준 독특한 스타일을 한층 더 완성시킨다.
바즈 루어만은 이미 ‘댄싱히어로’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가히 펑크라고 불릴 만큼 고전에 대한 파격적인 해석을 통해 잘 알려진 명감독.
그는 이 작품에서 돈과 성공을 최고의 가치라 여기며 몸을 파는 물랑루즈 최고의 무희와 젊고 순수한 작가의 지극히 고전적이며 비극적인 러브스토리를 현대적인 시각과 감성으로 재각색해낸다.
‘노래와 춤’의 영화라는 콘셉트에 걸맞게 물랑루즈는 우리에게 친숙한 오페라에서 팝 발라드, 테크노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음악이 편곡돼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19세기말 파리의 몽마르트언덕에 자리했던 물랑루즈는 낭만과 사랑, 마약과 매춘이 성행했던 대표적인 환락클럽.
화가였던 로트렉의 그림으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이곳을 배경으로 감독은 무희와 작가의 비극적인 사랑을 역동적인 파워와 감각적인 코미디로 포장해낸다.
물랑루즈 최고의 무희로 일명 ‘찬란한 보석’으로 불리는 샤틴.
‘다이아몬드가 최고’라고 노래하는 그녀 앞에는 남자들이 즐비하지만 배우로서의 신분상승을 꿈꾸는 그녀는 극장매니저인 로트렉으로부터 기꺼이 공작을 스폰서로 소개받는다.
그러나 우연한 실수로 파리로 온 젊은 작가 크리스티앙을 공작으로 오인하게 되고 둘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샤틴과 크리스티앙은 공작을 속이고 그의 돈으로 물랑루즈에 새로 올릴 연극을 준비하지만, 샤틴과의 밀회를 꿈꾸는 공작의 의심을 받게 된다.
막이 오르기 전날 모든 사실을 알게 된 공작은 둘을 떼어놓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사랑을 택한 샤틴은 크리스티앙과 도망치지만 자신이 곧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전적인 오프닝 신과 함께 크리스티앙의 회고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연극적 공간이라 할 수 있는 ‘스테이지’가 어떻게 ‘스크린’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멋진 해답을 보여준다.
화려하고 대중적이며, 때론 유치할 정도로 대중적인 감수성이 절묘하게 녹아있으면서도 결코 품위를 잃지 않는 녹녹함이 이 작품의 힘이다.
니콜 키드먼과 이안 맥그리거의 연기 역시, 이제 그들이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배우임을 확인케 해주는 매력을 발휘한다.
<영화평론가 yongjuu@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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