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차세대 인터넷(NGI:Next Generation Internet) 관련 기술 개발 및 상용화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에서 최근 들어 차세대 인터넷의 상용화가 급진전되면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은 인터넷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 등에 빼앗긴 주도권을 차세대 인터넷으로 탈환한다는 전략 아래 자체적으로 국제경쟁력을 갖고 있는 컴퓨터·정보가전·모바일·자동차 등의 디지털 응용분야 시장을 앞세워 차세대 인터넷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인터넷 강국을 자부해온 한국은 아직 차세대 인터넷 분야에서 전반적으로 연구개발(R&D)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채 상용화가 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관련 기술 개발 분야 역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한국전산원 등 일부 기관과 삼성·LG 등 소수 대기업, 전문 벤처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차세대 인터넷 핵심 아키텍처인 IPv6 상용망의 경우 일본은 NTT·IIJ·KDDI·JENS·OMP·IMNet·빅로브 등 여러 곳이 운용중인 데 반해 한국에서는 한국통신 등 일부만이 시험운용을 추진하고 있을 뿐이다.
IPv6를 지원하는 차세대 라우터 분야도 한국은 오피콤 등 중소기업이 개발중이지만 일본은 히타치·NEC·후지쯔·야마 등 대형 IT기업들이 이미 개발에 성공, 상용화에 나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
일본은 특히 정보가전과 차세대 인터넷을 접목, 소니와 히타치 등이 IPv6를 지원하는 정보가전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은 여전히 연구소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세계 정보가전 시장에서 숙명적 대결이 불가피한 한·일간 판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차세대용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분야에서도 한·일간의 격차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일본은 이미 어보브넷(AboveNet)·IIJ 등 통신업체들 주도로 IPv6지원 IDC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IPv6 IDC 설립이 감감 무소속이다.
IPv6 응용 소프트웨어의 경우 한국은 벤처기업 i2소프트가 상용제품을 완료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용해줄 곳이 없는 반면 오렌지소프트·IIJ·요코카와 등이 경쟁적으로 상용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은 최근 IPv6지원 키친시스템과 내비게이션시스템까지 개발하는 등 차세대 인터넷의 활용 분야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은 이미 △IPv6 주소할당 수준 △IPv6 전문인력 △IPv6 투자자금 등 차세대 인터넷 핵심 인프라면에서도 일본에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동안 ‘인터넷에서만큼은 일본을 추월했다’고 자평할 때 일본은 차세대 분야에 역량을 집중, 향후 본격적인 차세대 인터넷 시대에 한·일간의 역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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