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이후 사실상 투자를 포기해온 주요 벤처 자본들이 최근 서울 홍릉벤처밸리로 몰리고 있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극도로 자제하던 산은·기은캐피털 등 벤처캐피털들은 지난 9월 이후 이달 말까지 한국기술벤처재단(이사장 이선) 산하 홍릉벤처밸리 소재 10개 벤처에 최소 150억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일본·미국·홍콩계 투자회사들도 내년 초까지 각각 10억∼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위해 협상을 준비 중이다.
한국기술벤처재단에 따르면 산은캐피털·기은캐피털 등은 지난 9월부터 산하 10개 벤처에 5억∼4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거나 이달 말까지 마치게 된다. 투자 대상은 향후 1∼2년 사이 정부 프로젝트·보안·통신기술·바이오·계측기·첨단소재 분야에서 급속한 매출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에 집중돼 있다.
이미 조직배양 관련 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은 20억원을 유치했으며, 나노앤기가는 기은캐피털을 통해 15억원의 유치협상을 진행 중이다. 폰엠아이엔지는 이달 중 산은캐피털로부터 기존 투자를 포함해 총 40억원 이상의 투자계약을 마치게 된다.
레이저옵텍·초소형 배터리 개발업체인 누리셀, 영상 관련 기술업체인 노드시스템 등도 이달 말까지 유치계약을 마칠 예정이다.
특히 이 지역 벤처투자에는 J·A·V사 등 미국·일본·홍콩 투자회사들이 내년 초를 목표로 투자협상 움직임에 가세해 홍릉벤처밸리 기업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용환 한국기술벤처재단 사무총장은 “벤처캐피털들이 이제 더이상 투자할 곳이 없다고 생각한 시점에 홍릉벤처밸리라는 보석을 찾아낸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컨설팅을 책임지고 있는 최선철 전문위원은 이 같은 투자자들의 홍릉 집중현상에 대해 “경기가 저점을 쳐 최적의 투자시점이 됐다는 투자자의 인식과 기술적 잠재력에 비해 덜 알려진 홍릉벤처단지에 대한 인식 제고가 어우러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60여개 업체가 입주한 홍릉벤처밸리에는 IT 분야(30%), 환경·바이오(40%), 첨단소재(30%) 등이 최적의 입주비율을 보이고 있다. 또 150여명의 KIST 내 전자·IT·바이오·환경·첨단부품 및 소재 관련 전문가가 포진해 벤처의 연구 및 사업활성화를 돕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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