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for IT](20)팬웨스트

 “중국의 카피(모방) 속도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이 중국산 광마우스를 좀 보십시오. 우리 제품 디자인 그대로입니다.”

 팬웨스트 장천 사장은 중국공장에 있는 직원이 보내온 카피제품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한다. 말은 이렇지만 표정은 반대로 웃고 있다. 국내도 아닌 중국에서 카피제품이 나온다는 건 팬웨스트 광마우스 제품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팬웨스트는 광마우스 하나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까지 인정받고 있는 업체다. 현재 국내 유통시장 점유율 35%로 중국·대만에 뺏겼던 마우스시장을 국내업체가 탈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멕시코·러시아 등 전세계 16개국으로 수출물량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한물 간 마우스로 무슨 돈을 벌까 하는 회의적인 눈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지난 99년 11월 첫 제품을 내놓은 팬웨스트는 이제 총 판매수량 100만개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팬웨스트가 마우스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우선 볼마우스에서 광마우스로 변화하는 기술 트렌드를 정확히 읽어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볼마우스는 광마우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마우스 드라이버를 직접 개발할 정도로 높은 기술력과 함께 디자인에 대한 투자도 빼놓을 수 없다. 그저 밋밋하기만 했던 마우스를 세련된 색상과 디자인으로 치장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데 성공한 것. 생산시설을 모두 중국으로 옮겨 대만·중국업체들과 제조원가경쟁에서 뒤지지 않도록 기반을 조성한 것도 한몫했다.

 장천 사장은 “광마우스시장은 향후 5년 정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마케팅을 강화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알아주는 제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팬웨스트가 마우스 이후 노리고 있는 시장은 디지털카메라. 지난 5월 9만원대의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인 레베카를 출시한 팬웨스트는 제품군 보강과 광고 등을 통해 착실히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레베카는 지난 5월 출시 이후 3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시장진입에 성공했다. 팬웨스트는 연말께 130만화소급 디지털카메라를 출시하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팬웨스트는 광마우스와 디지털카메라를 투톱으로 내세워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경기가 호전되는 대로 북미에 마케팅 본부와 연구소를 이전해 글로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갈 예정이다.

 팬웨스트는 블루투스 관련 기술, IMT2000 관련 카메라 기술 등 장기적인 시장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기술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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