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과 프로젝션TV에 부과되는 특소세에 대해 업체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한국전자산업진흥회와 냉동공조공업협회가 업체들의 의견을 모아 정부에 이들 제품에 대해특소세를 폐지해줄 것을 건의했다.
이들이 주장한 근거는 이들 제품이 특별소비세가 부과돼야 할 만한 사치품이 아닌 데다 내수경기가 침체되고 있으니 내수경기 진작을 위해 특소세라도 면제해달라는 것이다.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만큼 해묵고 진부한 문제도 없을 것이다. 벌써 수년이 흘렀지만 컬러TV에 특소세를 과하게 부과하던 시절부터 특소세는 문제가 돼왔다. 물론 특소세는 최종적으로 소비자들이 부담하지만 제품 가격에 포함됨으로써 제품 가격이 높아져 생산자들이 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특히 특소세는 경쟁국인 이웃 일본에는 없는 것으로 일본 제품과 경쟁할 때 국산품이 불리해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마도 이번에 생산자 모임인 두 단체가 정부에 건의한 것도 거의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된다.
물론 정부로서도 가전제품에 부과하던 특소세를 인하하거나 폐지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특소세 항목이 버젓이 살아있는 데다 다른 제품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될 것이다.
특히 특소세를 폐지하게 되면 적지 않은 규모의 세수에 구멍이 뚫릴 것이고 그것을 대체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특소세를 적용받아야 할 품목도 당연히 줄어들겠지만 그것이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세수를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에어컨과 프로젝션TV에 대한 특소세는 폐지하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대폭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의 소득과 기후 조건으로 볼 때 에어컨은 이미 사치품이 아닌 것이 명백한 데도 그것에 대한 특소세를 무려 28.6%나 부과한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부담만 지우는 꼴이다. 또 프로젝션TV의 경우는 수출 주력상품으로 육성함직한 품목이다. 전세계가 디지털TV방송을 이제 시작했거나 시작을 앞두고 있으며 이 방송의 대표적인 수상기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프로젝션TV도 육성이 시급한 품목이다.
이미 일본은 특소세라는 것이 존재하지도 않고 낮는 세율의 물품세만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세제정책이 전자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일조하고 있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특히 프로젝션TV는 고가로서 부가가치가 높지만 개발비가 많이 들며 현재는 일본 제품이 우리보다 앞서 있다.
따라서 우리도 프로젝션TV에 대해 특소세라도 폐지해 내수시장 규모를 키움으로써 가전업체들의 연구개발 여력을 강화해 제품 경쟁력 강화에 한층 도움을 줘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가전제품에 부과되는 특소세의 전례를 보면 결국 특소세는 인하되거나 폐지되는 관행을 밟아왔다. 문제는 그 시기인데 이번에 특소세의 폐지로 인해 침체된 내수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다면 그 명분도 없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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