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줌인>한빛소프트 강도경

 프로게임계에서 저그의 달인으로 통하는 강도경(21)은 프로게이머 1.5세대를 대표하는 게이머다. 강도경은 지난 99년 프로게이머 1세대인 신주영, 이기석에 이어 변성철, 최인규 등과 함께 2000년도 초반에 스타로 급부상해 프로게이머 트로이카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따라서 1세대라 하기엔 신주영, 이기석과 시간차가 있고 2세대라 하기엔 1세대와 얼마 차이가 나지 않아 1.5세대라 불리게 된 것.

 강도경은 이들 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선수로 각종 크고 작은 대회의 우승을 휩쓸고 있다. KGL리그 1, 2회를 모두 우승하며 MVP로 선정되기도 했고 PKO 2000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는 등 저그족을 대표하는 프로게이머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강도경이 저그의 달인이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지난해 5월 열린 하나로 통신배 투니버스 스타리그(현 온게임넷 스타리그) 때다. 당시 대회에서 우승한 기욤 패트리와 함께 일약 스타덤에 오른 강도경은 비록 2위에 머물렀으나 물량공세, 무한확장, 소수의 게릴라전 등 저그의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동시에 끈질긴 정찰을 통해 시시각각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등 저그 최고수다운 면모를 확고히 과시, 저그의 달인이라는 닉네임을 얻게 됐다.

 하지만 강도경이 인기스타로 부상하기까지 프로게이머 생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게임방에서 새우잠을 자던 때도 있었고 금전적인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일도 비일비재했다. 또 경찰관으로 재직하는 보수적인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써야 하는 일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도경은 이러한 역경을 극복하고 서울로 상경한 지 1년여 만인 2001년 5월, 한빛소프트 프로게임단의 창단멤버로 김동수, 이운재 등과 함께 입단해 안정적으로 게임에 전념할 수 있는기반을 마련했다.

 그리고 지난 추석에는 한국 프로게임협회가 주최하는 KPGA 9월 정규리그에서 임요환, 김동수, 장진남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한빛소프트 디지털캠퍼스, 서울 대학교, 각종 전시회에서 게임 전략·전술 강사로 초빙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강도경은 프로게이머들 사이에 끼로 뭉친 아이, 분위기를 잘 맞출 줄 알고 누구나 쉽게 친해질 수 있는 그런 녀석으로 통한다. 김정민, 김갑용과 친한편이고 흔히 말하는 라이벌은 두지않는다. 라이벌을 꺾고 나면 목표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것.

 강도경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부끄럽지 않도록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는 프로게이머의 경력을 살려 게임산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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