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계관리(CRM) 전문회사인 SAS는 매년 25%씩 매출이 증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지사인 SAS코리아(대표 안무경)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30∼50%씩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19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올해는 경기침체로 전년과 대비해 27% 성장에 그칠 것으로 보이지만 타사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그렇다고 SAS코리아의 전체 매출액이 신규 영업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전체 매출액중 40%에 해당하는 80억원 정도가 신규 매출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기존 제품의 사용고객으로부터 받는 돈이다.
SAS는 다른 SW업체와 달리 ‘소프트웨어(SW) 임대’ 방식을 취하고 있다. 대부분의 SW가 라이선스(소유권)를 판매하는데 비해 SAS는 매년 사용료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계약 첫 해에는 SW(툴) 금액을 모두 받고 계약을 갱신할 때마다 툴 금액의 50%를 받는다.
SAS코리아는 이를 통해 계약 해지율을 5%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한국CA(대표 토비 와이스)도 지난 4월 가격체계를 ‘연/월 단위 지불’ 방식으로 바꿨다. 그 결과 재무상태가 견실해지는 등 다양한 효과를 얻고 있다. 이 방식은 계약기간(3년) 내에 비용을 나눠내는 것으로 3년간 CA 제품군 가운데 원하는 SW로 교체할 수도 있다. 고객 입장에서는 한 번에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가격부담이 줄고 제품 선택에서도 훨씬 유연해질 수 있다.
한국CA는 이로써 매출에 대한 예상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확보가 가능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도 이와 유사한 방식을 채택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달 초부터 운영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어슈어런스(SA)’는 기존에 업그레이드 버전과 라이선스로 구분돼 있던 방식과 달리, 사용자가 일정액을 내면 계약 기간동안 수시로 업그레이드해 준다는 것이 기본 개념. 계약 기간은 2, 3년 단위이며 서버 SW는 매년 사용자 가격의 25%를, 응용 SW와 운용체계(OS)는 29%를 지불하도록 돼 있다.
SA를 통해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고정수익 확보와 아울러 고객이탈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외국계 SW회사들이 ‘연 단위 지불’ 방식으로 가격체계를 전환하는 것은 무엇보다 고정수익을 확보함으로써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 분기별 영업실적에 따른 매출의 기복을 없앨 수 있는 것도 장점 가운데 하나다. 다른 SW회사들도 유지보수 서비스를 통해 제품가의 13∼15%를 수익원으로 얻고 있지만 선택사양인 데다, 이윤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더구나 지금과 같은 경기불황에서는 회사들마다 지출이 크게 나가는 데에는 부담을 갖기 때문에 일정 주기별로 분납하는 형태가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방식은 SW를 단순한 정보기술(IT) 도구로 간주하기보다는 하나의 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는 새로운 방식이라는 이유에서도 여타 SW업체에도 빠르게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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