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2이동전화서비스 사업자이자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서비스업체인 차이나유니콤이 주춤하고 있다. 이달 1일로 계획했던 CDMA 서비스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차이나유니콤의 CDMA 장비 2차 입찰은 물론이고 CDMA 발전모델인 cdma2000 1x 도입시기도 함께 연기될 개연성이 높아졌다.
오히려 중국의 정보통신부인 신식산업부는 비동기식 차세대이동통신(WCDMA) 시험망 장비입찰을 시작함으로써 3세대 이동통신 도입을 앞당길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세대 디지털 이동통신으로 유럽형 이동전화(GSM)를 선택한 결과, 외국기업들에게 시장을 고스란히 내주는 실패를 맞본 중국 정부로서는 3세대 도입논의를 앞당김으로써 자국산업 부양책으로 활용할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곧 중국 IT분야의 최대 현안이자 미래 지표였던 CDMA 시장개방이 중국 정부의 뜻에 어긋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문제는 CDMA 로열티. 중신통신을 필두로 기업들이 퀄컴과 내수 2.65%, 수출 7%에 합의했지만 실망스런 결과인 것. 당초 중국 정부와 기업들은 내수비율 2% 이하를 기대했다. 그나마 2.65%가 실망스럽지 않다손치더라도 수출비율 7%가 고민거리다. 장차 CDMA단말기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중국기업은 한국을 비롯한 외국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로열티 7% 이외의 비용 절감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퀄컴은 중·외 합작기업을 이번 로열티 협상대상에서 제외, CDMA 기술경쟁력이 없는 중국기업들을 궁지로 내모는 결과를 낳았다. 외국기업과의 기술 제휴 및 합작 없이 CDMA 산업기반을 마련할 수 없는 중국으로서는 내수 로열티 2.65%가 토종기업의 가격경쟁력으로 연결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국 퀄컴이 중국기업들을 독자생존의 길로 몰아넣고 있으나 아직 중국의 CDMA 기술자생력이 취약하다는 점, 로열티 비율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점이 중국 정부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중국 홀리커뮤니케이션그룹이 필립스반도체로부터 CDMA 핵심칩 연구인력과 장비, 지적재산권 등을 총괄 매입한 것도 퀄컴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장기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국기업과 퀄컴간 CDMA 로열티 비즈니스 1차전은 퀄컴의 승리인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WTO개방시점에 맞춘 미국정부의 적절한 지원사격, 기술 보유자로서의 자신감이 퀄컴에 웃음을 가져다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은 장기전에 강한 나라다. 중국기업과 퀄컴의 로열티 공방 2라운드 향배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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