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 LCD 주문 급증에 생산라인 풀가동 `신명`

　삼성전자 AMLCD사업부 수출영업팀의 직원 30여명은 지난 추석연휴를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냈다.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고 마무리 선적 작업을 돕기 위해서다. 우리와 같이 명절을 쇠는 대만·중국에 거래선을 둔 영업직원들만이 모처럼 연휴를 푹 쉴 수 있었다.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업계가 최근 급증한 수요로 빠르게 활력을 되찾고 있다.

　주문이 생산능력을 크게 웃돌아 업체마다 생산량을 늘리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가격하락도 지난달말 이후 보합세를 보이면서 본격적인 반전을 앞뒀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러 징후를 보면 이미 최악의 불황에서 벗어났다는 느낌”이라며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겠으나 4분기중 호황세를 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급증하는 주문=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상위업체들은 지난달에 이어 이달까지 두달 연속 주문이 생산능력을 20∼30% 넘었다. 두 회사는 이달 생산할 물량을 모두 지난달에 미리 주문받았으며 11월 공급물량은 거의 다 찼다. 추석연휴 기간에도 라인을 풀가동했다.　

　AU옵트로닉스·중화영관(CPT) 등 대만업체들도 지난달 15∼30% 정도 주문이 급증한 데 이어 이달에도 주문량이 9월 대비 25∼70%까지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주문이 밀려들자 TFT LCD 업체들은 생산능력을 극대화하고 있으나 이미 풀가동하는 상황에서 여의치 않다.

　지난 8월에 8%대로 떨어진 공급초과율이 지난달말 5% 안팎으로 떨어졌다. 4분기에는 적정수준이라는 3%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가격반전 임박=수급이 안정화되면서 가격하락세도 급격히 둔화됐다. 13.3인치, 14.1인치 노트북용 제품과 15인치, 17인치, 18인치 모니터용 제품은 지난달 보합세를 유지했다.

　특히 15인치 XGA 제품은 지난 2개월 동안 20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지난달말부터 일부업체 제품을 중심으로 5달러 안팎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한국과 일부 대만업체들은 주문이 밀려들자 지나치게 낮은 가격의 제품 생산을 자제하고 있다. 대만업체들의 수주물량 폭주도 자체 수주량이 늘어난 가운데 한국업체들이 생산을 거절한 물량까지 물려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따라서 업계는 15인치 제품을 비롯한 일부 품목이 이르면 이달말께 5% 안팎의 가격상승을 예상했다.

　삼성과 LG필립스 관계자들은 “수급은 사실상 지난달말부터 균형을 이뤘다고 본다”면서 “일부업체가 제품을 염가에도 공급해 당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고 있으나 대부분의 업체가 공급능력이 달리는 이달 중순을 고비로 가격이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채산성 개선=수요증가와 가격상승 움직임에 힘입어 TFT LCD 업체들은 이달부터 수익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업체들은 그동안 채산성 악화에 시달려 대부분의 업체가 적자상태에 있었으나 생산량 증가와 원부자재의 가격 하락에 힘입은 원가하락에 힘입어 지난달말 이후 채산성이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가격상승까지 더해질 경우 일부 업체는 이르면 이달중 다시 흑자로 전환될 전망이다.

　최근 증권사 모건스탠리는 PC경기 침체에도 불구, 노트북 및 브라운관 모니터의 대체수요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PC시장 의존도가 떨어지면서 TFT LCD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업계는 다만 미국의 반테러 전쟁 여파와 한번 내려간 가격이 올라오는 데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수요증가세와 가격상승세가 예년의 호황기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