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주들이 성수기를 맞아 기지개를 켤까.
26일 증권시장에선 대표주자인 삼보컴퓨터가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하며 KDS(12.24%), 현주컴퓨터(3.57%), 현대멀티캡(2.08%) 등 PC 관련주들의 주가상승을 이끌었다. PC주가 성수기인 4분기를 맞아 계절적 수요증가와 다음달 선보일 예정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XP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보컴퓨터는 이날 “미국 주요 PC업체로 제조자주문설계생산(ODM) 방식을 통해 PC 35만대를 다음달 수출키로 했다”고 발표, 하락장 속에서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동원경제연구소는 이같은 요인을 반영, 삼보컴퓨터의 4분기 예상매출을 3분기 5600억원보다 35% 가량 늘어난 85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4분기 월별평균 수출물량이 전분기의 2배 정도인 35만∼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PC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PC주의 주가는 윈도XP의 성패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요자들이 윈도XP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PC구매시기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테러쇼크가 돌발변수로 등장하면서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윈도XP 출시 등으로 4분기 이후 회복세를 기대했던 PC수요가 이번 테러쇼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태홍 대우증권 연구원은 “윈도XP 대기물량이 어느 정도 기대되지만 PC수요 침체를 회복시킬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다음달까지 신규로 윈도XP를 탑재할 PC물량 수요가 마무리되면 삼보컴퓨터의 PC수출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적으로 내수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현주컴퓨터와 현대멀티캡의 상황도 여의찮다. 현주컴퓨터의 경우 저가 PC 위주의 공격적인 영업정책으로 펜티엄4 시장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4분기부터 삼성전자 등 메이저업체들이 펜티엄4 기종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서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강영일 동원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메이저업체들이 그동안 재고정리를 위해 펜티엄Ⅲ PC 판매에 집중했으나 연말과 신학기 특수를 겨냥해 펜티엄4 PC에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할 것”이라며 “메이저업체들의 집중적인 국내시장 공략으로 브랜드 밸류가 낮은 PC업체들의 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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