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이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초토화했던 테러범과 아프가니스탄 등 이들을 지원하는 국가까지 찾아내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세계경제가 또다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아시아 각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BBC방송(http://www.bbc.co.uk)은 특히 컴퓨터와 휴대폰 등 정보기술(IT) 관련 제품 수출을 제1목표로 삼았던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 4개국이 최근 미 IT경제가 불황터널을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 한가닥 희망을 걸었으나 지난 11일 미국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뉴욕 무역센터 테러공격에 이어 미국의 강력한 응징선언으로 이같은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고 보도했다.
이들 국가는 아시아 각국 경제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담당했던 수출이 최근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 경제체질이 약화된 상황에서 앞으로 세계 금융시장까지 불안해지면 해외 자본조달이 어려워져 이중의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고 BBC방송은 지적했다.
이에따라 한때 서방 선진국들에 두려움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한국과 대만·홍콩·싱가포르 등 이른바 ‘아시아의 4마리 용’이 외환위기 이래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7년 아시아경제를 강타했던 위기의 단초가 금융시장 불안이었다면 이번에는 IT부진까지 겹쳐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국가가 그동안 성장의 견인차라고 여기며 집중 투자해온 IT제품들의 대미수출이 최근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는 아시아 각국이 앞다퉈 IT부문에 투자한 것과 미국 시장의존도가 높은 수출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대만·한국 등 주요 아시아국가의 대미수출의존도는 국내총생산(GDP)의 20∼30%에 달하며 전체 수출액에서 IT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30% 수준에 이르고 있다. 또 실제로 대미의존도가 높고 수출품의 IT비중이 큰 국가일수록 수출감소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1∼7월 수출실적을 보면 대만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7% 감소해 감소율이 가장 컸고 한국(-7.3%)·말레이시아(-5.8%)·싱가포르(-3.1%)·태국(-2.3%)·홍콩(-1.5%)·인도네시아(-1.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7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수출실적이 대만 -28.4%에 이어 한국도 -20.5%를 기록해 수출부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대만이 한국보다 수출감소폭이 더 큰 것은 대미의존도와 IT품목 수출비중이 더 높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자동차 선박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대만은 이들 품목의 수출이 미미했다.
또 싱가포르는 대미의존도가 17.3%로 아시아국가 중 가장 낮은데도 불구하고 IT품목의 수출비중(58.2%)이 높아 수출이 20여년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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