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IT경쟁력 뿌리를 찾는다>뚝딱뚝딱!…수천개 IT벤처 `둥지`

 ◆테크노단지 중관춘·푸둥

중국 베이징(北京)시 서북쪽 하이뎬(海淀)구에 자리잡은 중관춘(中關村)에는 지금도 건물 공사가 한창이다.

 20년 가까이 중관춘에서 근무해온 스통(四通)그룹 주시두 총재는 “중관춘 지역 건설만 담당하는 전문업체가 따로 있을 정도로 이 곳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관춘에는 한달에 200개 가까운 벤처기업이 새로 생겨난다.

 거리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할지 몰라도 이 곳과 한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좀처럼 떠날 수 없는 곳 또한 중관춘이다.

 칭화(淸華)대를 졸업한 디지털차이나의 유리샨 부총재만 해도 17살 때 대학에 입학한 이후 나이 마흔이 넘도록 줄곧 중관춘에서만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중관춘에는 베이징대, 칭화대, 인민대, 베이징외국어대 등 중국의 최고 명문 대학 및 중국과기원을 비롯한 200여개 연구소가 몰려있다.

 베이징대를 나온 차이나소프트네트워크의 구샨첸 총재 역시 유 부총재와 마찬가지로 80년대 학생 시절부터 줄곧 중관춘에 머물고 있다.

 구 총재는 “세금혜택 등 정부가 제공하는 각종 정책적인 지원과 함께 중관춘이 보유한 풍부한 고급 인력들은 이 곳에 미래 중국 IT산업을 이끌어갈 벤처형 기업들을 모이도록 하는 주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중국의 최대 컴퓨터 생산업체인 롄샹(聯想)이나 중국 계산기 산업의 원조격인 스통과 같은 대기업은 물론이고 소후(sohu), 신랑(sina) 등 수천개의 IT 벤처기업들이 이 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중관춘이 아닌 다른 베이징 시내에 사무실을 둔 조선족 사업가인 김명길 사장은 “중관춘에 입주한 기업인들에게는 자동차나 아파트 구입시 은행 대출은 물론이고 여권이나 비자도 빨리 나올 정도로 정부가 확실히 밀어준다”며 부러워했다.

 첨단기술과 고급인력,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 다양한 금융지원 및 해외 벤처캐피털 등 IT벤처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여러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중관춘에는 우리나라의 용산과 같은 전통적인 전자상가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다. 대형 TV를 운반하는 트럭, 사람들의 물결과 흥정하는 모습들. 전자상가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땀과 돈 냄새가 느껴진다. 전자상가가 가득 들어찬 건물들도 길게 늘어서 있다. 성장하는 중국, 전자제품 생산기지이자 최대 소비자를 지향하는 중국의 현재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중관춘이 중국의 전통적인 IT 벤처단지라고 한다면 푸둥은 우리나라의 강남에 해당한다.

 공항만 가더라도 세련된 분위기를 금세 느낄 수 있다. 상하이 푸서지역에 위치한 홍차오 국제공항만해도 오래된 건물이다. 한적한 소도시의 버스터미널같은 느낌을 준다. 반면 새로 지은 푸둥 국제공항은 초 현대식이다. 에스컬레이터부터 통관시설까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만큼 깔끔하다.

 원래 푸둥은 압수한 아편을 소각하는 데 쓰였던 불모지였다. 그런 곳이 홍콩 반환으로 이동할 외국자본을 겨냥한 신개발지구로 지정되면서 중국 IT산업 중심지로 거듭난 것이다.

 푸둥 진치아오지구 닝퀴아오 거리. 이곳에선 중국 10대 통신장비기업의 하나인 상하이벨, LG전자 DVD공장,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기업들을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다. 상하이의 꽃인 푸둥 와이탄 지역도 마찬가지다.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삼성전자, 샤프, 엡슨, 필립스, IBM 등 굴지의 기업들이 내건 간판이 선명하게 불을 밝힌다.

 신식산업부와 상하이시가 공동 출자해 만든 상하이 소프트웨어파크도 푸둥을 대표하는 건물이다. 이 곳에서 배출되는 벤처기업들은 중국의 새싹들이다. 아직은 입주업체수가 두자리에 불과하지만 저렴한 임대료와 2년간 면세 등의 세금우대 등에 힘입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실제로 푸둥 지정개발지구에 둥지를 튼 기업들은 이익이 날 때까지 면세다. 첨단 IT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이익이 나더라도 2년간 추가로 면세, 이후 2년간 세율 7.5%, 3∼5년차에는 세율 7.5%의 절반이다. 최소 10년은 세금걱정을 안해도 될 정도다.

 특히 올해는 ‘하이테크 중심으로서의 푸둥’이 그 위용을 드러낸다.

 그 중심에 ‘중국의 미래’를 이끌 장강첨단기술산업개발구가 있다. 전체면적 522㎦인 푸둥지역에서 장강첨단기술개발구는17 ㎦ 규모로 건설된다. 이곳에는 생명, 의약연구단지와 소프트웨어단지 그리고 정보통신을 위주로 한 하이테크단지가 들어선다.

 장강첨단기술개발구에는 이미 로슈(스위스), 뵈링거잉겔하임(독일), 산쿄(일본), 기린(일본), 신들러(스웨덴), 모토로라(미국), 선마이크로시스템스(미국) 등 100여개 외국 첨단기업들이 들어와 있다. 한국 기업으로는 LG생활건강이 눈에 띈다. 모두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여기에 모인 것이다.

 100여개의 금융기관과 250여개의 다국적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곳. 푸둥의 수백개 고층 건물에는 중관춘을 능가하는 중국의 무서운 잠재력이 꿈틀거리며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주강 삼각주 공업단지

 선전공항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선전 도심지로 진입하다 보면 검문소가 나타난다. 차 안의 모든 사람들은 예외없이 차에서 내려 선전으로 들어가기 위한 통행증을 제시해야 한다.

 처음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에게는 매우 어리둥절한 절차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경제적으로 급부상한 선전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통제하기 위해 마련한 조처다. 이는 또 편중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중국 최대의 공업단지가 주강 삼각주 지역에 대부분 몰려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주강 삼각주 지역이란 광둥성 남부의 주강을 기점으로 광저우(廣州), 선전, 주하이(珠海), 동완 등 주강 주변 14개의 시나 현을 말한다. 이 주강 삼각주 지역은 전체 면적이 광둥성의 23%, 인구는 31%에 불과하나 광둥성 GNP의 74%, 수출의 88%, 외자유치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동완지역에는 IT와 정보통신 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동완에 불이 꺼지면 세계의 컴퓨터 대부분이 다운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완은 이미 세계 경제에서 없어서는 안될 도시가 됐다.

 여기에 올해 초 광둥성은 인접한 홍콩의 자본을 끌어들여 광저우와 선전, 주하이에 하이테크 공단을 조성하는 등 홍콩과의 경제적 합작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광둥성 정부는 지난해에도 광저우가 중심이 되고 주강 삼각주 지역을 배후로 한 광전자산업 위주의 하이테크단지(光谷)를 건설했으며 5∼10년 내에 연구개발과 인재양성, 생산제조 및 시장개척 및 박람회 개최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일체화된 광전자산업체계를 건설할 방침이다.

 결국 중국경제의 심장부라 불리는 광둥성은 앞으로도 GDP가 최소 연평균 9%씩 증가할 것이라는 게 광둥지역 경제인들의 부정할 수 없는 시각이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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