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다발적 테러사태는 반도체·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부품 시장에 당장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황에 휩싸일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황에서 PC, 휴대폰 등 시스템에 대한 수요는 잔뜩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덩달아 관련 부품 수요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부품업체들은 사실상 마비된 북미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이번 참사의 여파를 당장 받을 것으로 관측됐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필립스LCD 및 LG필립스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부품 대기업들이 12일 수출 영업과 관련한 대책회의를 갖는 등 비상이 걸렸다.
올 하반기보다는 내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게 더욱 큰 문제다.
한 국내 반도체업체 관계자는 “하반기 가격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으며 미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서는 사태가 장기화해 불황이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고 말해 벌써부터 내년 이후를 걱정했다.
이들 업체가 앞으로 구조조정을 더욱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그렇지만 국내 업체들은 그동안 원가 절감을 해왔으며 경쟁국 업체와 비교해 대체로 상황은 나은 편이어서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하위권에 있는 경쟁사들의 구조조정이 가속화할 경우 자연스러운 업계 재편을 불러오고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다.
물론 유동성 위기를 겪는 하이닉스반도체와 구조조정중인 오리온전기 등 일부 업체들의 생존을 위한 대책 마련도 강구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부품업체들도 이번 사태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공교롭게도 참사가 터진 날 SD램을 지원하는 펜티엄4 칩세트를 출시하면서 시장 몰이에 나섰던 인텔만 해도 아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없게 됐으며 이제는 감산도 적극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국내외 부품 업체들은 불황의 터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오는 듯하다가 다시 더 큰 터널을 만나게 됐다. 내년 하반기로 잡았던 본격 회복시점을 2003년 이후로 늦춰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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