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한 칩위에 화학공장을 짓는 일이 조만간 가능해질 것입니다. 여성들이 향수병 대신 100여종의 원액이 들어있는 향수 조합기를 갖고 다니며 상황에 맞게 원하는 향을 즉석에서 얻을 수 있는 수준은 당장에라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올해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신규우수연구센터(ERC)로 지정돼 10년동안 1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초미세화학공정시스템연구센터(CUPS·소장 우성일 화공과 교수).
이곳에서는 원료의 특성을 빠른 방법으로 탐색하는 고속 R&D와 대형 의료장비 등을 머리카락 굵기(100㎛)인 미크론(1㎛=100만분의 1m)단위에서 하나의 칩위에 구현하는 초미세 화학공정(POC:Process On Chip), 나아가 칩속에 화학공장(FOC:Factory On Chip)을 지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당뇨병 환자를 위한 혈당체크 센서나 인슐린 분사기 등 의료장비의 휴대뿐만 아니라 대형의료 장비도 성냥갑만한 크기로 제작하는 첨단분야이기 때문에 NT·IT·BT·ET 등 각 분야 전문가가 상호 유기적인 연구체제를 갖춰야 합니다.”
센터에 포진한 전문가만도 현재 KAIST 교수진 9명을 비롯, 산학연 박사급이 27명이나 된다.
KAIST에서는 초미세 유체 반응기 제작 및 특성 연구에 양승만 화공과 교수, 고집적 박막 칩 및 병렬 미세반응기 제작 및 응용연구에 우성일 소장, 미세시료의 고속 성능평가 및 분석기법 연구에 김수현 교수, 초미세 공정소자의 구현 연구에 김종득 교수 등이 기술개발에 관여하고 있다.
이들은 고집적 시료 및 초미세 반응기 제작과 제어를 위한 초미세기계가공기술(MEMS), 반도체 공정 및 전산분야, 고속 성능평가 및 분석을 위한 화공·화학분야 등에선 국내 최고수준의 전문가다.
“초미세 화학공정시스템 개발과 응용연구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연구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아직 기술 태동기에 있기 때문에 향후 연구진척 수준에 따라 신화학공정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여지가 커 기술적·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입니다.”
우 소장의 말처럼 미국은 밀레니엄시대 과학·기술분야의 우위를 유지한다는 전략적 차원에서 고속 R&D기법 개발을 통해 신약개발 등의 연구경비 절감과 연구효율 향상을 꾀하고 있다.
미국은 국책 연구기관인 NIST, NSF, NIH 등과 민간기업인 다우, 엑슨, UCC 등을 통해 지난해 연구비로 15억달러를 쏟아부었으며 오는 2004년에는 45억달러를 지원할 방침이다.
초미세화학공정시스템연구센터의 바탕기술은 우리나라가 지난 20년간 일궈놓은 반도체 제조 공정, 미세가공 및 MEMS기술이다. 이를 이용해 POC제조기술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기능성 화학 및 생물소재 탐색을 위한 고속 R&D기법 개발과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즉석에서 얻을 수 있는 POU(Point Of Use)개념의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센터는 또 초미세화학공정에 필요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연구원을 양성하기 위해 관련분야 석·박사 과정의 대학원생을 해외 선진 연구센터와의 연구교류 및 협력에 적극 참여시킬 방침이다.
연구과제의 특성상 해외 선진 우수연구기관과 연구협력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시믹스 등 이 분야 최고 수준인 외국 연구기관과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우 소장은 밝혔다.
우 소장은 “화학관련 소재 분야는 선진국과 기술격차가 크기 때문에 기술혁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면서 기능성 소재개발 연구를 국가차원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박희범 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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