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업계가 기업용 인터넷전화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열전에 돌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전화 주요사업자들은 최근 일반개인용 인터넷전화서비스가 경기적 사업하향세로 돌아서자 제각기 중소기업, 소그룹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소용량 게이트웨이를 이용한 인터넷 구내사설망(iPBX) 전화서비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각 기업들의 통신비용 절감요구가 확산되는 가운데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이 개인용 인터넷전화서비스가 번호문제, 착신가능성 등에서 확실한 입지를 잡지못한 반면 기업용 시장은 안정적인 통화량과 매출확보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경향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기업용 인터넷전화서비스는 기존 PBX망을 그대로 유지한 채 일반전화를 사용함으로써 인터넷전화 사용에 따른 불편함이 전혀 없으면서도 30∼40%에 이르는 통화료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최근 기술발전에 따라 통화음질 또한 크게 개선된 것도 이같은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업체들 움직임=초고속인터넷사업자인 모음정보(대표 고동호)는 최근 회사 주력사업을 초고속인터넷사업에서 기업용 인터넷전화서비스로 전환했다. 향후 회사형태를 기업용 인터넷전화사업자로 만들어가겠다며 변신을 선언한 것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최근까지 삼부커뮤닉스, 한국기술평가, 비트정보시스템 등 30개의 크고 작은 기업들을 인터넷전화서비스 고객사로 확보했다.
일찍부터 개인용 인터넷전화시장보다는 기업시장에 주력해왔던 키텔(대표 박관우)도 벌써 90여개 기업에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용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업체는 자체 ISP사업권을 활용해 전용선과 인터넷전화서비스를 패키지화한 상품도 내놓았다. 특히 자사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통해 호를 처리함으로써 호 터미네이션에 따른 외부비용을 없애는 강점도 갖고 있다.
무한넷코리아(대표 박명흠)도 상용서비스 개시 두 달이 채 안돼 농협하나로마트 등 전국 87개 기업을 자사 인터넷전화서비스 대상기업으로 확보하는 등 남다른 성과를 쌓아가고 있다. 이 업체는 초기 2, 4포트 소용량 게이트웨이 사업에 주력하던 것을 최근 32포트 등 비교적 대용량 서비스에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하면서 시장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상태다.
이밖에도 웹투폰(대표 곽봉령·김수상)은 최근 자사 고유의 기업용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선보이고 고객기업 확보에 힘을 쏟고 있으며 엠터치, 텔링커 등도 이 분야 사업가속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전망=당분간 국내 인터넷전화시장의 주류는 기업용 시장에서 형성될 전망이다. 대형통신사업자들의 개인용 VoIP서비스 윤곽이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에서 인터넷전화 전문업체들의 기업용 시장 집중현상은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시장참여 사업자수가 비교적 제한돼 있었고 중소기업, 소그룹 영업장의 수가 서비스제공 사업자수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았다는 점에서 직접적인 경쟁의 소지가 크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전략시장으로 꼽히는 전국 지사망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 전세계 지점망을 가진 글로벌 기업 등에 대해서는 사업자들간 서비스제공 쟁탈전이 한층 격화될 수밖에 없다. 올해 말과 내년 초까지는 각 사업자별 각개전투식의 시장공략이 큰 흐름을 형성하다가 내년 하반기나 그 이후엔 직접적인 사활경쟁이 불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현재 별정통신 전화서비스보다 약간 낮게 형성돼 있는 인터넷전화서비스의 요금경쟁도 한단계 강화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각 기업들이 인터넷전화사업자들의 서비스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선택요인이 요금문제기 때문이다. 사업자별로 보다 경제적인 호 처리 루트를 찾고 해외 및 지방별로 직접적인 게이트웨이 노드를 구축해 통화요금을 낮추려는 경쟁도 열기를 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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