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주가전망 놓고 비관론·낙관론 `팽팽`

 

 IT주의 상승시기는 언제쯤일까.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거래량이 지지부진한 데다 거래대금도 7일째 1조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등 IT경기가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금보다는 더 나빠질 것이 없다’는 인식이 팽배하면서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특별한 상승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증시관계자들은 이같은 IT 침체 장세가 당분간 이어져 회복 국면을 맞기는 어려울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부 IT애널리스트들은 이미 바닥권을 다지고 회복장세의 긍정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고 분석, IT주의 회복시점을 핫이슈로 등장시키고 있기도 하다.

 ◇비관론

 경기둔화기에는 첨단주보다 전통주가 강세를 보인다. 그 배경은 유동성 증가에 의한 내수활성화가 불황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대책으로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경제정책 역시 수출을 통한 IT산업이 활성화보다는 내수에 맞춰져 있다. 올해는 선진국 경기둔화로 수출확대가 어려운 상황으로 사회간접자본(SOC)을 비롯한 건설투자 등 전통산업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IT경기 회복은 다소 지연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미국의 비 IT재고율이 2%대인 데 비해 IT재고율은 5%대로 나타나 출하감소가 계속 이어질 경우 생산감소가 필연적으로 따르게 돼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IT수출의 감소와 직결됨은 물론 생산감소, 설비투자 위축 등의 악순환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높다. 이와함께 원화절상도 수출보다는 전통 내수주에 무게를 싣게 하는 재료가 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세계 경기 수요 둔화에 따른 IT기업 실적 둔화는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며 이에따라 IT수출업종은 이익감소가 불가피하다. 반면 전통 내수업종은 16.2%의 이익증가율이 예상돼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긍정론

 이미 바닥권 접근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IT기업의 이익악화는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점차 이익감소세가 줄어들어 점진적인 회복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이제 유동성보다 실질적으로 경기가 주가를 좌우하는 국면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IT기업의 이익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순이익이 올 1분기 이후 내리막에 접어들어 3분기 적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익감소세의 저점은 지금부터 향후 6개월내에 있다는 점이다. 올 3분기를 저점으로 신규주문이 증가하고 가동률이 회복된다면 매출과 이익이 반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 등 주요 IT국가 애널리스트들의 이익 예상치가 소폭 상승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미 IT기업 중 이익을 상향조정한 기업과 하향조정한 기업의 비율을 나타내는 ‘이익조정(Earnings revision)비율’ 추이를 보면 지난 6월부터 전반적으로 상향조정된 기업의 비율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지난 2분기의 실적 이후 더 이상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호적인 시그널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급격히 위축됐던 통신서비스업이 최근 성장모멘텀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2.5세대(2.5G) 서비스가 매출규모면에서 2세대(2G)보다 평균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서비스의 진보는 하드웨어 산업의 동반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신호라는 얘기다.

 최석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인 경기상황으로 볼 때 주식의 매수시점은 올해안이다”고 말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