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게임 분야의 세계 최대 배급사인 일렉트로닉아츠(EA)가 한국에서 온라인게임 비즈니스를 시작함에 따라 ‘리니지’로 대표되는 국산 온라인게임과의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EA는 미국을 제외하고 전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 EA닷컴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국내에서 정면 승부를 내겠다는 출사표를 던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업체들은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등 대응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EA닷컴이 자금력이나 개발력 등에서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지만 당장 서비스할 콘텐츠가 빈약하고 현지화의 장벽에 부딪혀 당분간은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물량 공세로 한국 시장 석권 야심=한국내에서 EA의 온라인게임 사업을 전담할 EA닷컴(대표 아이린 추어)은 28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86종에 이르는 방대한 온라인게임을 순차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오는 9월 중순 PK(Player Killing)를 허용하고 레벨 기능을 강화한 ‘울티마 온라인’의 한국형 버전을 새롭게 내놓고 10월에는 축구게임 피파의 온라인 버전인 ‘피파 웹사커’, 야구게임 트리플플레이의 온라인 버전인 ‘트리플플레이 웹베이스볼’ 등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11월에는 PC게임 맥워리어의 온라인 버전인 ‘배틀테크 3025’, 니드포스피드의 온라인 버전 ‘모터씨티온라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초에는 EA 최대의 기대작인 ‘심즈 온라인’과 앙상블스튜디오의 야심작 ‘어스앤비온드’를 선보이는 등 물량 공세로 한국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EA닷컴은 이미 전국을 9개권역으로 나눠 각 지역 PC방 마케팅 총판을 선정하는 등 정지 작업에 나섰다.
◇초기시장 진입에 고전할 듯=EA 본사측에서는 한국 시장 선권을 자신하고 있지만 EA닷컴의 한국 시장 진입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국내 온라인 게임시장은 ‘리니지’ ‘포트리스’ ‘바람의 나라’ 등 일부 게임들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과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EA브랜드를 내세운 EA닷컴도 다른 한국의 후발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두터운 진입 장벽을 절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EA 본사가 86종이라는 콘텐츠 양을 장점으로 내세우지만 상당수가 단순한 웹게임이다. 몇편 머그(MUG)게임이 포함돼 있지만 한국 사용자들이 호감을 갖을 만한 콘텐츠는 그리 많지 않아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EA가 국내 PC방을 주 타깃으로 삼고 있으나 최근 불황을 겪고 있는 PC방들이 ‘리니지’ ‘포트리스’ 등 일부 인기 온라인게임을 제외하고는 신규 가입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EA닷컴이 특단의 가격 정책을 내세우지 않는다면 초기 시장 진입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화가 성패의 관건=EA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인들의 취향에 맞게 개발된 게임들을 얼마나 한국 사용자의 눈높이 맞춰 컨버전하느냐도 관건이다. 실제로 그동안 EA는 ‘울티마 온라인’을 한글화해 서비스해왔으나 소극적인 마케팅과 국내 사용자들의 취향을 잘 반영하지 못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특히 국내 게이머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국산 온라인게임에 길들여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EA닷컴이 과연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의 입맛을 맛춰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와함께 EA가 얼마나 원활한 서비스 지원을 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의 경우 게임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네트워크 지원, 게임 밸런스 유지 등 지속적인 서비스 지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안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패키지 게임 사업만을 해온 EA코리아가 대규모 인원이 필요한 온라인 사업을 효과적으로 끌고 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콘텐츠 출시 시점이나 조직 확충 계획 등을 감안하면 EA닷컴은 ‘심즈 온라인’의 서비스를 시작하는 내년 초에나 ‘리니지’와 진검 승부을 벌일 수 있을 것 같다.
<이창희기자 changhlee@etnews.co.kr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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