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엔씨소프트 영입 리처드 게리엇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 세계 최고의 온라인 게임회사인 엔씨소프트에 합류했습니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열린 E3 전시회에서 전격적으로 엔씨소프트에 영입된 세계 최고의 게임개발자인 리처드 게리엇(40)은 게임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엔씨소프트와 함께 향후 세계 온라인 게임의 패러다임을 창조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세계적인 인기 게임인 ‘울티마’ 시리즈를 개발한 리처드 게리엇은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쌓은 노하우와 아시아권에서 온라인 게임선풍을 불러온 엔씨소프트의 개발력이 적절히 조화된다면 세계적인 온라인 게임을 탄생시킬 수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미국지사인 엔씨오스틴에서 수석개발자로 있는 리처드는 ‘울티마 온라인’과 ‘리니지’를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분류했다. 그러면서 향후 개발될 차세대 온라인 게임은 1인용 게임과 대단위의 사람들이 동시에 즐기는 멀티매시브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Multi Massive Online Role Playing Game)의 장점을 결합시킨 형태로 발전할 것이라고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전망했다.

 1인용 게임이 사용자들에게 특별한 개인적 모험을 제공한다면 MMORPG 게임은 여럿이 함께 모험하는 즐거움을 제공한다. 하지만 차세대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서는 개인적인 체험을 즐길 수도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모험하기도 하고 팀 간의 경쟁을 펼칠 수도 있는 다양한 형태로 발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엔씨오스틴에서 차기 온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리처드는 ‘타뷸라라사’의 개발에도 이같은 의견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테면 온라인 게임 사이트를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대규모 허브로 구성하고 이 안에 사용자들이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하겠다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 그는 “1세대 온라인 게임들이 대규모 맵을 자랑하며 이를 홍보했으나 맵이 크면 사용자들이 불필요한 시간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하고 “차기작은 일종의 테마파크 형태로 제작해 게이머들이 자신의 편리에 따라 쉽게 가상공간을 이동하며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리니지’가 미국에서 지난 5월 상용서비스에 들어가면서 언론으로부터 게이머들 간에 캐릭터를 살해하는 PK(Player Killing)가 문제로 지적됐던 점을 거론하며 “차기작에서는 플레이들이 동의하지 않는 상황에는 PK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사용자들이 동의하고 펼치는 건전한 놀이는 게임의 신선한 재미로 작용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행위는 현실세계에서 타인의 물건을 빼앗는 강도와 같은 부정적 느낌을 준다”며 “차기 프로젝트 ‘타뷸라라사’는 게임 내에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사용자들의 취향에 따라 이를 선택해서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그의 의견이 적극 반영돼 엔씨소프트는 최근 초보자들이 게임을 쉽게 배울 수 있는 초보자존을 신설하기도 했다. 또 오는 10월에는 미국에서 서비스 중인 ‘리니지’의 내용을 대폭 개선해 재출시하는 등 러처드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고 있다.

 리처드 게리엇은 “게임은 주 이용층인 청소년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양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제작사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며 “1세대 게임들이 피할 수 없었던 문제들을 2세대 게임에서 극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티마 온라인’ 시리즈로 게임에서도 도덕과 선을 강조해 온 리처드 게리엇이 철저히 게이머들의 본성을 자극해 게임적 재미를 부각시켰던 엔씨소프트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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