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지털복사기 사업 신규 진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가 연말께 디지털복사기 사업에 신규 진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말 1000만원 이하의 디지털복사기 제품을 내놓기로 하고 현재 구체적인 실무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복사, 프린팅, 스캐닝 등 복합기능에 인터넷, 네트워크, 원격진단, 문서관리 등 기존 고가 디지털복합기의 성능을 그대로 구현하면서도 자체 개발한 엔진을 사용, 가격은 저렴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제품출시와 함께 기존 OA대리점을 중심으로 디지털복사기 유통망을 구축하고 신규 대리점도 모집할 계획이다. 또 이들 대리점 인력에 대한 디지털복사기 기술교육도 단계적으로 진행시켜 나갈 예정이다.

 현재 국내 디지털복사기 시장은 신도리코, 한국후지제록스, 롯데캐논 등 메이저 복사기 3사를 중심으로 데이통콤, 태흥아이에스, 대흥멀티미디어통신 등 중소업체까지 시장에 참여해 혼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까지 이 분야에 새로 참여해 시장우위 선점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회사의 브랜드파워가 막강하고 국내 최고수준의 전국 영업망, 서비스망 등을 갖고 있어 이번 디지털복사기 사업참여를 둘러싼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70∼8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는 일본, 미국 등 해외시장과 달리 국내의 경우 디지털복사기 시장이 아직까지 전체 10% 정도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삼성전자의 사업참여는 시장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복사기업계에서는 일단 그 충격파는 그리 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몇년전 삼성이 아날로그복사기 사업을 포기한 데서 보듯 복사기시장 신규 참여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복사기의 경우 다른 제품과는 구별되는 영업방식과 서비스망이 필요해 입지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

 디지털복사기는 단순 복사기능의 아날로그 복사기와 달리 프린터, 팩스 및 스캐너 기능 등을 합친 제품으로 복사 원본의 정보를 광학방식이 아닌 디지털방식으로 처리해 출력 및 편집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며 네트워킹이 가능해 PC와 연결할 경우 복사한 내용을 저장시켜 언제든지 재생도 가능하고 e메일 전송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 제품은 내년 이후부터 아날로그복사기를 대체하면서 시장의 주류로 떠오를 게 분명한 만큼 이번 삼성전자의 파급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김인진기자 ij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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