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캠퍼스]대학캠퍼스 각종 공사로 몸살

 학문의 전당인 대학캠퍼스가 각종 건설공사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대학교내의 건설공사는 당연지사로 여겨지고 학생들은 먼지와 소음, 그리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건축 자재와 익숙해지고 있다.

 물론 교육시설을 확충한다는 명목이긴 하지만 최근 몇년간 공사가 계속됨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 흙먼지를 마시며 수업을 들어야할 학생들의 불만이 이만저만 높은게 아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교정 여기 저기에는 지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새로운 빌딩들이 우뚝 솟아있고 다양한 용도로 사용했던 대운동장은 사라지고 먼지와 소음만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려대 학생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대운동장에서 응원 오리엔테이션을 받고 농구와 축구 등 여러 운동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는 고대생들에게 다양한 휴식을 제공했던 대운동장은 현재 폐쇄되었고 그 자리에는 지하주차시설과 공원이 만들어지고 있다.

 문과대 과방들이 있던 교양관에서도 철거 작업이 진행중이며 문과대 건물도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학교 교육시설이 좋아지면 보다 편하고 최첨단 시설로 학업에 열중할 줄 알았던 학생들은 공사가 몇년간 계속되자 ‘학교가 공사장이냐’는 반응이다.

 이렇게 해서 최첨단 시설도 어떻게 이용하는지 몰라서 무용지물이 되고 있고 계획성 없는 공사는 오히려 학생들에게 불편과 부담을 주고 있다.

 노어노문학과 98학번 유호정씨는 “수업 시간에 프로젝터로 영화시청을 하려 했지만 설치한지 얼마 되지 않은 기계가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작은 텔레비전으로 40명이 넘는 학생이 시청해야만 했다”며 설치만 하고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하는 학교측에 불만을 나타냈다.

 고려대는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지속적으로 교육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한다.

 타 대학들도 우수한 학생들을 뽑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설확충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학생들과 주변상황을 고려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꼼꼼히 따져 보고 대학존립의 기본적 의의인 교육, 연구, 사회봉사를 항상 염두에 두어 시설과 조화를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외형적으로 그럴싸해 보이는 교육시설만으로 인재가 길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제화·정보화라는 진부하고 다분히 상투적인 구호만 내세울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연구원들에게 단지 초현대식 시설보다는 보다 실속있는 연구비 지원과 학교의 전폭적인 후원이 학교 발전에 보다 더 이득이 될 것이다.

 <명예기자=박종철·고려대 ppakk12@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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