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서비스 첫 중단 사례

 그동안 경쟁 심화와 수익모델 부재로 어려움을 겪어온 소액결제업체 가운데 엔캐시가 처음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

 네트워크형 전자화폐업체 엔캐시(대표 김대범 http://www.n-cash.net)는 15일 회원 및 가맹점 감소에 따른 매출부진과 수익성 악화로 엔캐시 서비스를 중단하고 솔루션 개발 및 공급사업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엔캐시측은 서비스 중단과 관련한 공지 메일을 약 7만명의 회원에게 발송했으며 앞으로 두달에 걸쳐 엔캐시 충전고객에게 잔액을 100% 환불해줄 계획이다.

 엔캐시 김대범 사장은 “전자화폐시장은 가맹점과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중적인 마케팅 비용이 들어가는 반면,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수익성 없는 사업을 지속하기보다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찾을 필요성을 느꼈다”며 서비스 중단 배경을 밝혔다.

 이번 엔캐시 서비스 중단은 유료 콘텐츠 결제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던 전자화폐가 내재하고 있는 구조적인 맹점의 표출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자화폐의 효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가맹점과 회원확보가 관건이지만 중소규모 기업으로 낮은 인지도와 자금력으로 회원을 대거 확보, 사업을 꾸려나가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올초부터 휴대폰 결제라는 복병을 만나 네트워크형 전자화폐업체들이 치명타를 입은 것이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휴대폰 결제를 포함한 소액결제시장 규모를 월 100억원선으로 볼 때 전자화폐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도 훨씬 못미치고 70% 이상을 휴대폰 결제가 장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근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전용 캐시를 잇따라 개발, 전자화폐업체들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돼 왔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시장이 채 성숙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자의 난립으로 저가 수수료 경쟁에 따른 제살깎기식 경쟁을 벌여온 결과라는 반응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진입장벽이 낮은 이 시장이 분명 위기상황인 것은 사실”이라며 “업체마다 새로운 모델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서비스 중단을 넘어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캐시는 네트워크형 전자화폐로 신용카드나 현금으로 충전, 유료 콘텐츠 구입시 사용하는 소액결제 서비스다. 콘텐츠 유료화 열풍과 맞물려 신용카드 결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모델로 각광을 받으며 등장, 지난해 유명 탤런트를 광고모델로 내세우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으나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중단하는 결과를 맞았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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