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리빙프라자 냉기류 확산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사장 이상현)와 삼성전자 자회사인 대형전자유통업체 리빙프라자(대표 이희명) 간에 냉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한 지붕 아래서 한 솥밥을 먹기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두 조직에서 일어난 마찰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고개를 쳐드는 것은 단순히 조직 문화의 차이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주변의 설명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다름아닌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의 130여개 지점(포스트)들이 영업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리빙프라자가 걸림돌로 작용, 앞다퉈 리빙프라자를 견제하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기 때문.

 지난 연말 삼성전자가 유통기반을 다지기 위해 리빙프라자를 계열사로 편입하기 전 리빙프라자가 올린 매출은 전속대리점의 매출과 함께 해당 지역 지점들의 영업실적으로 자연스럽게 잡혔지만 한 식구가 되면서부터 지점 매출로 잡히지 않고 본사 몫으로 잡히게 됐다.

 따라서 각 지점장들은 자신이 관리하는 전속대리점의 매출을 확대하고 전속대리점수를 늘리는 등 영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또 하나의 새로운 유통채널로 리빙프라자를 일제히 지목하고 있다.

 특히 국내영업사업부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조직개편을 단행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5개 지점을 폐쇄하거나 통합하면서 대다수 지점장들은 영업목표를 달성, 자리를 보존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시달리는 처지로 내몰리게 됐다.

 일부 지점의 경우 자체적으로 ‘68어택(Attack)’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6∼8월 두달간 전속대리점을 늘리는 캠페인을 적극 펼치는 등 리빙프라자의 유통망 확충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함으로써 충돌을 빚고 있다. 각 지점장의 영업성과를 평가하는 데 있어 유통망확충건이 30%를 차지하는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한 관계자는 “리빙프라자가 전속대리점을 지나치게 압박하고 있다는 지점장들의 불만사례가 접수되는 등 지점과 리빙프라자간 관계가 예전에 비해 많이 소원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점장들이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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