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방식과 유럽방식의 디지털TV 방송에 대해 이동 중 수신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MBC측과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정보통신부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섬으로써 필드테스트가 무산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근 MBC는 방송센터 대회의실에서 시민단체와 방송기술인, 대학교수 등 10여명으로 이뤄진 ‘DTV비교시험추진협의회’(이하 추진협의회) 6차 회의를 열었다.
이날 협의회는 세 가지 사항을 의결했는데 첫째는 필드테스트에 이동수신 등 모든 항목을 포함시키되 이동수신 시험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정통부와 탄력적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며 두번째는 이동수신이 걸림돌이 돼 테스트 허가가 나오지 않는다면 엉터리 테스트를 할 수 없으므로 전면 투쟁에 들어간다는 것. 마지막은 이 문제에 대해 방송위원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최후의 통첩인 셈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의 입장도 이동 중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다는 데에서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에 결국 필드테스트는 ‘물건너 갈’ 공산이 커지게 됐다.
추진협 측은 디지털방송의 일정으로 보아 필드테스트 실시 여부가 오는 14일 이전에는 결정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다음달부터 SBS를 시작으로 본방송이 실시되기 때문에 더 이상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것이다.
양측이 끝내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필드테스트가 무산될 경우 방송계는 한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추진협과 정통부는 양측에 필드테스트가 무산된 책임을 전가시키게 될 것이며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추진협의 대대적인 저항도 예상된다.
결국 국민적인 기대와 관심 속에 이뤄져야 할 디지털 방송이 첫 출발부터 필드테스트를 둘러싼 논쟁으로 얼룩질 것을 우려하는 방송인들도 적지 않다.
또 필드테스트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KBS와 SBS 등 나머지 2개 방송사와 MBC의 관계도 껄끄러워 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필드테스트를 둘러싼 논쟁이 MBC와 정통부 간에 벌어지고 있지만 본 방송이 시작되고 나서도 MBC 측이 계속 이 문제를 강조할 경우 미국방식으로 방송을 시작한 KBS와 SBS의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병억기자 be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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