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여름밤 도쿄대 예술공연장.’
밤하늘에서 바라본 공연장은 각양각색의 레이저가 총천연색을 이루고 밝은 빛을 따라 아련하게 보이는 무대중앙에 이글스의 리드보컬 마이스너가 꼼짝않고 서 있다.
그가 전기기타에 살며시 손을 얹자마자 ‘호텔캘리포니아’의 첫 전주곡이 전후좌우에 설치된 대형스피커를 통해 울림과 동시에 수만명이 양손을 흔들며 환호성을 울린다.
그러나 공연장의 적막함을 일순간에 깨트린 환호성마저도 이내 빨려갈 듯한 감미로운 음악에 압도되고 만다.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 이라도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개최된 이글스의 실황공연은 꿈에라도 보고 싶어한다. 음반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생생한 음악과 이글스의 향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장권이 1000달러를 호가하는데다 아예 표를 구할 수 없을 지경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글스 실황중계를 현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공연을 그대로 재현한 DVD가 나왔기 때문이다. 다시한번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플레이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클래식시장에도 꿈의 영상기기라 불리는 DVD시대가 활짝 열리면서 음악마니아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요요마가 연주한 ‘바흐 무반주 첼로곡’, 아바도가 지휘한 모차르트 ‘레퀴엠’,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 등 정통클래식은 물론 ‘이글스 DTS’, 레드 제플린의 ‘더 송 리메인스 더 세임’ 등 팝송에서부터 ‘레미제라블 드림캐스트 콘서트’ 등 뮤지컬콘서트까지 총망라돼 있다.
지난 99년 독일 잘츠부르크에서 거행된 모차르드 레퀴엠(진혼미사곡) 실황을 담은 ‘레퀴엠’은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의 베를린 필의 연주곡을 수록하고 있다.
멜로디 라인을 부드럽게 감싸며 울려퍼지는 금관악기와 아름다운 목관악기들의 은은한 음색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바흐 무반주첼로곡’은 미국 스타일의 연주를 고집해온 요요마가 바흐의 첼
로 6곡을 2곡씩 나눠 6편의 단편영화와 함께 3장의 DVD로 선보인 작품. 6곡 가운데 파트리시아 로제마가 감독한 6번 ‘식스제스처’에서는 연주에 맞게 피겨스케이팅 세계 챔피언이었던 제인 토르빌과 크리스토퍼 딘이 은반위 쇼를 펼쳐 보인다.
아직도 브로드웨이에서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뮤지컬 ‘레미제라블’도 DVD로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레미제라블 드림캐스트 콘서트’는 지난 98년 런던 로열앨버트홀에서 초연 10주년 기념공연의 콘서트를 그대로 담은 작품. 콤 윌킨슨, 마이클 볼 등 초연때 참여했던 런던의 배우들과 리 살롱가 등의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한데 모여 뮤지컬 수록곡을 차례로 부른다.
최근 국내 클래식음악도 DVD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어 관심을 끈다. 성악공연 등이 DVD에 맞춰 디지털화된 기획공연으로 치러지고 있어 조만간 DVD를 통한 국내 클래식음악 감상도 가능하게 될 전망이다.
<신영복기자 yb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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