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PC사업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요즘 포스트PC 관련제품을 개발, 생산해 오던 업체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계속하자니 시장전망이 불투명하고 제품생산을 중단하거나 사업을 포기하자니 미래 제품에 대한 준비를 소홀히 하는 것 같아 개운치 않다. 정말 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포스트PC는 우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품목이다. 포스트PC산업의 최근 동향을 시리즈로 점검해 본다. 편집자
“세계 경기하락으로 인해 포스트PC산업도 침체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재검토돼야 합니다.”(산업자원부 포스트PC정책 전문가회의 내용)
“국내 포스트PC산업은 브랜드면에서는 세계 메이저업체에 밀리고 생산기지는 이미 포스트PC 생산기지로 발돋움한 대만에 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것이 국내 포스트PC산업의 성공여부를 결정지을 것입니다.”(대기업 한 관계자)
전세계적인 IT경기침체로 상반기 PC산업이 15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러한 여파로 개인휴대단말기(PDA)의 성장세도 한풀 꺾이면서 업계 관계자들의 포스트PC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PDA는 포스트PC의 핵심제품으로 네트워크장비, 인터넷 등에 이어 차세대 유망 품목으로 꼽혔다. 따라서 많은 업체들이 앞다퉈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진출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거나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통신장비업체인 H사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PDA시장 진출을 검토했으나 최근 이 사업을 포기했다. 우선 국내 시장이 협소한데다가 선발업체만도 20여개에 이르는 등 사업성 측면에서 승산이 없기 때문이다.
오는 9월 cdma2000방식의 무선PDA를 선보일 예정인 M사의 경우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키로 했다. 당초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해 볼까 고려하기도 했지만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감안, 보다 현실적인 사업계획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대기업들도 포스트PC 사업화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전에 포스트PC사업의 참담한 실패경험이 있어 어쩌면 중소기업보다도 고민이 더 크다.
지난 4월에 포스트PC사업을 담당할 PIC사업부를 발족한 삼성전자의 경우 포스트PC사업에 진출한다는 ‘큰 그림’은 그렸지만 사업모델, 개발방향, 경쟁력 강화방안 등 각론부문에선 아직도 이렇다 할 만한 구체적인 방향을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포스트PC사업을 위한 기반 애플리케이션 개발, 라이브러리 축적, 국내외 벤처업체와 제휴 등 사업기반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포스트PC사업 진출에 대한 ‘가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연내 사업화는 어려운 상황이다. GPM본부에서 포스트PC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삼보컴퓨터는 오는 10월께 포스트PC와 관련된 시제품을 선보이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제품도 곧바로 상용화가
예정돼 있기보다는 시장반응 테스트가 주 목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시장참여 열기가 식은 것은 아니나 이전처럼 포스트PC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는 기업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의 나준호 연구원은 “포스트PC산업의 매출이나 수익에서 거품이 거치면서 이제는 포스트PC사업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며 “예상보다 포스트PC의 도입기가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초기시장에 진입하지 않았던 국내 업체들은 보다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얻은 셈”이라고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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